아이돌 그룹은 팬 사랑을 먹고산다. 이들을 지지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무대에 서고 방송에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가수를 향한 사랑은 동시에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 팬 사랑에 대한 소속사의 대처에도 의견이 갈린다.
프로젝트 그룹인 워너원의 매니저가 팬을 폭행한 영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사례는 소속사의 극단적인 행동으로 결론 지어졌다. 그러나 극성 팬으로부터 아이돌을 보호하는 것은 어디까지가 적절한가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진다. 사생팬(사생활을 쫓아다니는 팬)이나 붙수니(가까이 붙어 쫓아다니는 팬)로 불리는 팬이 가수에게 가까이 접근해 신체를 잡아당기고 할퀴는 등 위해를 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수 보호를 위해 단호한 경호는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워너원의 매니저 폭행 사건은 태국 행사에 참석하려고 28일 출국하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생긴 일이다. 남성 매니저는 멤버에게 다가오는 여성 팬들의 머리와 어깨를 세게 밀쳤다. 팬들은 벽에 부딪치거나, 바닥에 넘어졌다.
그러나 정반대의 모습이 같은 날 태국에서 목격됐다. 팬들의 극단적인 행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터널이 설치됐고 가수들은 팬들로부터 완전히 차단됐다.
팬들이 트위터 등에 올린 사진과 글에 따르면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8 케이콘’ 참석한 워너원 등 아이돌그룹은 무대에 오르기 전 팬들의 돌발행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터널을 지나갔다. 사진에는 불투명한 비닐로 만들어진 기다린 터널이 구불구불하게 차에서부터 공연장까지 이어진 모습이 담겼다. 터널이 설치된 인근에는 수많은 팬이 서 있었다.
워너원 멤버 중 하나가 불투명 비닐 터널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은 모습도 팬들에 의해 포착됐다. 가수를 보기 위해 기다린 팬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도를 넘는 팬들과 경호원 사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바에는 사전에 과잉보호를 하는 게 더 낫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워너원의 소속사인 스윙엔터테인먼트는 29일 온라인에서 워너원 매니저가 팬을 폭행하는 영상이 논란이 되자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해당 매니저는 영상을 확인하고 과잉대응한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있으며, 이에 따른 징계도 받게 될 것”이라고 사과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