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상승세였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조금씩 삐그덕 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29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캄프누에서 열린 리그 7라운드서 아틀레틱 빌바오에게 1대 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쳤다. 벌써 3연속 무승이다. 초반 4연승 이후 지로나전 무승부와 레가네스전 패배에 이어 이번 빌바오전에서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자연스레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에게 책임이 향했다. 특히 그의 로테이션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발베르데 감독은 다가오는 주 토트넘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해 리오넬 메시와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벤치에 두고 빌바오를 상대했다.
패착이었다. 의미 없는 볼 점유율만 가져간 채 필리페 쿠티뉴의 고군부투에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실점 한 채 전반전을 마치고서야 메시와 부스케츠를 뒤늦게 투입했다.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단 29실점만 허용했던 짠물 수비는 사라졌다. 벌써 7경기에서 8번의 실점이다.
발베르데 감독이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실점을 당하고 뒤늦게 주축 선수들을 투입 시키는 패턴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의 용병술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시즌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만델라컵 친선전을 위해 메시를 명단에서 제외시킨 것이 무패우승의 실패로 이어졌다.
바르셀로나의 여름 이적시장은 매우 훌륭했다. 공격자원으로 보르도에서 말콤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당초 AS로마가 보르도에서 그를 영입하기로 합의하며 양 팀의 공식발표까지 나온 상황이었지만 말콤은 마지막 순간 방향을 틀어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중원에는 아르투르 멜루와 베테랑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로 아시아 무대로 떠나간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와 파울리뉴의 자리를 메웠다. 아르투르는 창의적인 움직임과 경기를 읽는 넓은 시야가 장점인 선수로 브라질 중원의 미래로 꼽힌다. 볼 키핑 능력이 좋으며 탈압박 역시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세비야에서 훌륭한 시즌을 보내며 프리메라리가 검증을 끝마친 센터백 클레망 랑글레를 영입해 뒷문을 강화했다. 바르셀로나의 선수단은 양적 질적으로 굉장히 휼륭하다.
문제는 발베르데 감독이 이러한 선수단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껏 영입해온 말콤은 아예 자리가 사라졌다. 이번 빌바오전에선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오스만 뎀벨레가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멜루에게도 제한된 기회만 오고 있다. 기존 자원인 이반 라키티치와 부스케츠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뜻이다.
바르셀로나 주축에는 메시, 부스케츠, 수아레스, 헤라드 피케 등 30대에 접어든 선수들이 여럿이다. 많은 활동량을 소화하는 호르디 알바 역시 29세로 매경기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는 바르셀로나에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효과적인 로테이션은 필수가 돼야 한다. 발베르데 감독이 선수단 관리에 대해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