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급 7억 산체스, 그의 부진 이유는?

입력 2018-09-30 17:16
AP뉴시스

팀의 패배 속에 알렉시스 산체스가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우승을 위해 아스날을 떠났지만 오히려 우승과 더 멀어졌다. 7라운드까지 진행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현재 순위는 아스날이 5위, 맨유가 10위에 위치해 있다.

맨유는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1대 3으로 졸전 끝에 패했다. 최근 그라운드 안팎에서 일어난 시끄러운 잡음의 여파가 경기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패배로 맨유는 개막 후 7경기에서 3승 1무 3패 승점 10을 기록했다. 개막 후 7경기에서 승점 10점 이하를 기록한 건 2013-2014시즌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그때와 승점은 같았지만 골득실까지 따지면 1989-1990시즌 이후 최악이다.

팀 내에서 최고 수준의 주급을 수령하고 있는 산체스 역시 책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산체스는 39만1000파운드(5억8000만원)의 주급을 받으며 선발 출전할 경우 7만5000파운드(약 1억원)의 보너스를 수령하고 있다. 사실상 주급이 7억원에 이른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최근 산체스의 부진한 흐름을 끊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선택을 했다. 선발명단에서 그를 제외시킨데 이어 교체로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그런 만큼 산체스는 최근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3골이라는 초라한 성적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빠진 브라이튼 원정 경기를 제외하고 리그 6경기에 출전했지만 1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조국 칠레 대표팀에도 합류하지 않고 소속팀에만 집중하는 상황임에도 부진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산체스는 기본적으로 포지션에 큰 제한을 받지 않는 선수다. 바르셀로나 시절엔 오른쪽 측면에서, 아스날에서는 최전방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무리뉴 감독 체제에선 왼쪽 측면을 선호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마커스 래쉬포드와 앤서니 마샬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산체스에게 전술적 배려를 해줬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수비 밸런스를 위해 선수들에게 자기 위치를 지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산체스의 활동 범위가 왼쪽으로 제한되며 그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드러날 여지가 적은 것이다.

산체스의 옛 스승인 호세 설란테이 전 칠레 U-20 대표팀 감독은 역시 그의 부진 이유를 무리뉴 감독의 수비적인 전술로 꼽은 바 있다. 무리뉴 특유의 롱볼을 바탕으로 한 수비적인 축구에서 산체스가 활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산체스 역시 잇따른 비판에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무리뉴 감독 경질설까지 나오며 맨유는 절체절명의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산체스의 활약이 절실하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주급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야 할 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