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관함식에 ‘욱일기’ 단 함정 끌고 오겠다는 일본

입력 2018-09-30 13:22 수정 2018-09-30 14:16


일본이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 군함 행사에 참가하는 자국 함선에 욱일기 부착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세계 14개 국가의 군함 50여 척이 모이는 국제관함식이 다음 달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에서 열린다. 관함식은 국가원수들이 해군 함정을 모아 놓고 그 위용을 검열하는 의식을 뜻한다.

여기에 일본도 참가할 예정인데, 함정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달고 올 예정으로 알려졌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본의 육군과 해군에서 군기로 사용되었으며 일본 군국주의와 침략역사를 상징한다. 독일이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금기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군기인 자위대기와 자위함기를 욱일기로 만들어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

일본이 욱일기를 달고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해군은 다음 달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일본 등 각국 함선들에 ‘해상사열 시 자국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공지했다.

그럼에도 일본 오노데라 방위상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욱일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군함을 다음 달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가시킬 방침을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욱일기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이유로 게양 자제를 당부했지만 일본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이 욱일기를 내건 호위함을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욱일기 게양에 관해 “자위대법 등 국내법령이 의무화하고 있다. 유엔 해양법조약 상으로도 한 국가의 군대에 소속하는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표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한 간부는 29일 산케이신문을 통해 “국적을 표시하는 자위함기는 국가 주권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욱일기를 내리라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데다 예의가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욱일기를 내리라고 한다면 차라리 불참할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30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 국제관함식에 일본이 욱일기 없이 참가하게 하라는 국민들의 청원 건수가 70건을 넘어서는 등 국내 여론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