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이다. 야구대표팀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금메달을 땄다. 24명 중 13명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이때도 말들이 많았다. 엔트리 선발 과정에서 개인 성적이 뛰어났던 KIA 타이거즈 안치홍이 탈락했다. 반면 외야 수비에 문제가 있었던 KIA 나지완이 선발됐다. 우타거포 외야수의 희소성 때문이라고 당시 대표팀 감독은 설명했다.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이다.
나지완은 대표팀에 뽑힌 뒤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게 없었다. 그런 나지완이 한 강연에서 부상을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우연찮게 ‘셀프 폭로’했다. 그의 부상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선발한 것인지, 아니면 KIA 구단의 끼워넣기에 의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병역 미필자를 끼워넣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구단들은 자신들이 마음먹은 대로 병역 미필 선수들을 끼워넣는 데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러기에 매번 아시안게임 때마다 되풀이됐다. 1998년 방콕 때는 병역 미필자였던 22명 전원이 특례혜택을 받았다. 2002년 도하 대회 땐 4명으로 줄었다. 14명의 미필자 선수가 합류했던 2006년 도하 대회는 병역 미필자 끼워넣기가 참극으로 이어졌던 대회다. 팀별 안배와 병역혜택에만 치우쳐 최적의 선수구성에 실패했다. 결과는 동메달이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땐 병역 미필자가 10명으로 줄었지만 끼워넣기 관행은 그대로였다.
국민 모두가 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다른 국가들의 실력이 어떠한지 말이다. 그나마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마저 사회인 야구 선수들과 실업야구 선수들로 구성해 참가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병역 미필자 대표팀’을 꾸려온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아시안게임이 일부 프로 선수들의 ‘합법적인’ 병역혜택을 노리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다행이다. 이에 답하지 않고 있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야구대표팀 수장 선동열 감독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