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넷 언론사의 기고문을 30일 읽었다. 주장의 핵심은 선동열 감독이 LG 트윈스 오지환 선발 과정에서 청탁을 받았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서 선 감독의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한 것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과정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알수가 없다. 그런데 병역 기피 논란이 일었던 LG 트윈스 오지환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이 포함됐다. 국민들은 분노했다. 청탁이 있었다는 의문제기도 있었다. 국민적 의혹으로 커졌다는 국회의원의 발언도 있었다. 정운찬 KBO 총재는 고개까지 숙여가며 사과했다.
이렇게 문제가 커졌지만 증거가 없기에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달라는 게 시민단체의 신고 취지다. 언론 또한 의혹으로 확대됐기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증거가 없기에 신고 자체가 틀렸다는 논리는 말이 안 된다.
앞으로의 조사가 증거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조사도 안해보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덮고 간다면 우리 사회의 수많은 병폐들을 없앨 수 있겠는가. 감싸고 돈다고 해서 문제가 덮혀지는 게 아니다.
또 이 문제는 선 감독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10개 구단의 암묵적 합의 속에 서로의 병역 미필자들을 끼워넣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과정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잘못된 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구단 그들만의 카르텔을 깨야하는 것이다. 증거가 없다고 조사하지 말라는 것은 과거 잘못된 관행을 묵인해주자는 말과 다름 없다.
언론들의 문제제기를 ‘비이성적’으로 매도한 기고문의 주인공은 도대체 언론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