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의 미래는? 다시 찾아온 ‘3년차 징크스’

입력 2018-09-30 11:19
AP뉴시스

주제 무리뉴 감독의 ‘3년차 징크스’가 현실이 됐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2년차와 달리 언제 그랬냐는 듯 성공가도를 달렸던 팀이 곧바로 추락하는 3년차를 뜻한다.

맨유는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서 1대 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웨스트햄이 경기 전까지 17위에 머물며 강등권 싸움을 하는 약체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했다.

무리뉴는 최근 주축 선수인 폴 포그바와 신경전을 벌이며 부주장 완장을 박탈했다. 망가진 팀의 분위기는 역력했다. 졸전이었다. 최근 그라운드 안팎에서 일어난 시끄러운 잡음의 여파가 경기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패배로 맨유는 개막 후 7경기에서 3승 1무 3패 승점 10을 기록했다. 개막 후 7경기에서 승점 10점 이하를 기록한 건 2013-2014시즌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고작 7라운드 만에 벌써 3패째를 당했다.

무리뉴 감독의 전술적 오판도 있었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전방에 로멜루 루카쿠와 앤서니 마샬만 두고 미드필더 4명을 모두 중앙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중원을 두껍게 하며 주도권을 완벽히 잡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뒤늦게 프레드와 후안 마타를 투입하는 등 전술적 변화를 줬으나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자연스레 무리뉴 감독의 향후 거취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은 지난 25일 구단 주주총회에서 무리뉴 감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맨유는 이튿날 곧바로 컵대회에서 2부리그 더비카운티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데 이어 이번 웨스트햄에게까지 고개를 숙였다. 실망스러운 결과에 구단 관계자들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맨체스터로 복귀하는 기차 안에서 무리뉴의 거취에 대해 공개적인 토론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금주 내로 경질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 구단 레전드 출신 선수들 역시 무리뉴 감독에게 더 이상 신뢰를 잃은 모양이다. 리오 퍼디난드는 “구단 수뇌부는 곧 무리뉴 감독과 선수들의 미래에 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현재 맨유는 기본을 잃었다. 현재 상황으로 올 시즌을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폴 스콜스 역시 “웨스트햄 전은 내가 본 맨유의 경기 중 최악”이라며 혹평했다.

맨유는 오는 3일 발렌시아와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분위기 쇄신이 절실한 상황에서 무리뉴 감독이 어떤 전술적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리뉴 감독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