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일방적 핵무장 해제 없다” 리용호 연설에 미국 언론의 반응은

입력 2018-09-30 07:30 수정 2018-09-30 11:50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미 간 신뢰를 강조하며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양국의 기 싸움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리 외무상은 현지시간으로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정부의 의지는 확고 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를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고 한 리 외무상은 “만일 조미 두 나라가 과거에 집착하면서 서로 상대방을 무턱대고 의심만 하려 든다면 이번 조미 공동성명도 지난 시기 실패한 다른 합의들과 같은 운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또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고 핵시험장을 투명성 있게 폐기했으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 확약한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지금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한 리 외무상은 “시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결의들이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고 토로했다.

미국 주요 언론과 외신들은 이 같은 리 외무상의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BC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대북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과 연결지었다. 덕분에 일각에선 양국의 기 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AP통신은 리 외무상의 발언을 전하며 평화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끝낼 때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리 외무상의 발언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위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일정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을 함께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