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창문외과 대표원장
유엔은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인 2017년에 고령사회가 되었고, 곧이어 2026년 경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60대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가 태어나던 1955~1963년에는 매년 100만 명가량 신생아가 태어났었는데, 요즘엔 연간 30만 명 넘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다른 큰 문제들도 많지만 인구문제 또한 우리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
인구감소와 노령화의 추세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우리보다 20여 년 앞서 고령사회 그리고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던 일본의 사례를 잘 살펴보아 그나마 시행착오를 줄이며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요즘에는 고령이 되어도 치매 증상이 심해지거나 활동이 불가능한 정도가 아니라면, 비교적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즐기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
그렇다고 안심은 금물. 고령이 되어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암이나 뇌혈관질환, 그리고 각종 질병들이겠지만 그 못지않게 걱정스러운 문제가 있다.
바로 변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다. 변실금이라고 하는데 이미 일본에서는 영유아 기저귀보다 성인 기저귀 시장이 더 커졌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노화로 괄약근이 약화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변실금은 괄약근의 약화 외에도 변의 성상에 영향을 받는다. 변이 너무 단단해서 배출하기 어렵거나 변이 너무 물러서 설사가 된다면 변실금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그러므로 고령이 될수록 변비나 설사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실금의 초기에는 변의 성상을 좋게 하고 쾌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어느 정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