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총액 27억원이다. FA 100억원 시대에 비하면 초라해 보일 정도다. 이원석(32)은 2016년 겨울 이 돈을 받기로 하고 두산 베어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옮겼다.
이원석은 이적 첫 해인 지난해 121경기에 출전해 411타수 109안타, 2할6푼5리를 기록했다. 18개 홈런, 62타점, 55득점을 기록했다.
2005년 2차 2라운드 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가장 성적이 좋은 한 해였다. 그러나 잘 보이지 않았다. 화려하지 않았기에 주목도가 떨어졌다. 일각에선 너무 많은 돈을 준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28일 KT 위즈와의 대구 홈경기다. 연장 12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삼성이 3-5로 뒤진 8회말 이원석은 투런 홈런을 날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원석은 올 시즌 122게임에 출전해 455타수 135안타, 타율 2할9푼7리다. 홈런 17개, 79타점, 69득점이다. 또다시 자신의 기록들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의 평소 모습은 성실 그 자체다. 조용하고 말이 없다. 그러나 올해 이원석은 존재감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저가 FA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