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 본격 속도 내나…한·미 북핵 수석대표 접촉 이어져

입력 2018-09-29 12:55 수정 2018-09-29 13:39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이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정책 대표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미 간 ‘빈 채널’ 가동도 기대되고 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는 미국 뉴욕에서 세 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비핵화를 위한 공조를 강화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제73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지난 26~27일 세 차례에 걸쳐 뉴욕에서 만났다고 유엔주재 한국대표부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공유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에 관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 비핵화 협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등을 앞두고 한·미 북핵 수석대표의 만남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비건 특별대표는 빈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최 부상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 김 주필리핀 대사와 판문점에서 만나며 실무협상을 주도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달 평양을 찾아 종전선언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CBS방송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고려해 북·미 협상의 유지를 간절히 바란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의 협상을 대비하면서 종전선언 가능성이라는 하나의 도구를 눈에 띄게 탁자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간 이견이 큰 종전선언에 대해 ‘빈 채널’ 및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나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는 구체적인 얘기들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영변 핵시설을 포함해 의미 있는 핵시설이나 핵무기에 대한 사찰과 검증을 북한이 수용하겠다는 그러한 것들을 가지고 협상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북한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나온 거처럼 종전선언을 먼저 하면 영변 핵시설 관련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사찰단 등이 먼저 들어가고 비핵화 관련 진전이 있어야 종전선언 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양측이 간극을 얼마만큼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벌써 북한 비핵화 협상을 선전하기 시작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10월에 이루어지고 북·미 대화가 이어진다면, 11월 중간선거 이후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