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봉중근, 은퇴 시구서 ‘이치로 깜놀’ 견제 동작 재현

입력 2018-09-28 22:28 수정 2018-09-28 23:49
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봉중근이 28일 서울 잠실구장의 마운드에 입을 맞추고 있다. 그는 KIA 타이거즈와 가진 홈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뉴시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베테랑 투수 봉중근(38)이 은퇴 시구에서 일본의 ‘야구영웅’ 스즈키 이치로(45)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견제 동작을 재현했다.

봉중근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가진 홈경기 시작을 앞두고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봉중근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명장면으로 기억되는 이치로와 ‘기싸움’을 관중에게 선보였다.

2009년 3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한국과 일본이 대결한 WBC 2라운드 1조 승자전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5회초 1루로 나간 이치로는 우리 대표팀 선발투수 봉중근의 견제 동작에 화들짝 놀라 달아났다. 견제사를 당하지는 않았다.

이치로는 이제 아시아 야구의 전설적인 선수로 명망을 얻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향후 30년간 일본을 이길 생각을 못하게 해주겠다”는 2006 WBC 때의 발언으로 한국 야구팬의 눈총을 받고 있었다. 봉중근의 견제 동작은 한국 야구팬에게 은근한 쾌감을 선사했다.

봉중근의 은퇴 시구에서 이치로의 역할은 LG의 베테랑 내야수 김용의(33)가 맡았다. 이례적으로 1루를 밟고 시구에 참여했다. 김용의는 봉중근의 견제 동작에 놀란 표정을 짓고 퇴장했다. 봉중근은 시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봉중근은 은퇴식에서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밟은 마운드에 몸을 숙여 입을 맞췄다. 그렇게 한국 야구의 한 시절이 막을 내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