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주가 30% 급락…“주가 조정 불가피”

입력 2018-09-28 20:52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뉴시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가가 30%가량 급락했다.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교체 사업자 탈락 소식 때문이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함께 1163억 달러(약 18조1745억원) 규모의 미국 APT 교체 사업 수주전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KAI·록히드마틴과 보잉(미국)·사브(스웨덴) 양강 구도로 봤을 만큼 KAI·록히드마틴은 높은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번 수주 결과로 파생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돼 큰 기대감을 불러왔었다.

미 공군은 27일(미국 현지시간) 오후 5시쯤 홈페이지를 통해 차기 고등훈련기 입찰에 보잉· 사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92억 달러(약 10조2000억원)다. KAI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 탈락했다.

미 공군이 27일(미국 현지시간) 오후 5시쯤 차기 고등훈련기 입찰에 보잉· 사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홈페이지 게시글. 뉴시스

전문가들은 KAI 주가가 APT 사업자 선정에 대한 기대감에 올랐기에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I의 주가는 전 거래일(5만원) 대비 1만4900원(29.8%) 급락한 3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AI의 주가는 지난 7월 20일 장중 3만1700만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후 줄곧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27일까지 50% 이상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30%대 급락하며 주가가 다시 3만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주 실패는 단순한 개별 프로젝트 실패로만 해석될 수 없다”며 “이제까지 미국훈련기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의 높은 멀티플(Multiple)을 설명하던 근거로 사용됐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장기성장성을 지지하던 이슈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향후 해외 훈련기 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에 장애 요인이 생겼다”며 “한국항공우주의 목표주가를 22.2% 내린 3만5000원으로 하향한다”고 평가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해당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국항공우주의 주가가 크게 반등했고 밸루에이션 측면에서도 해외 선두주자 대비 높게 거래되고 있다”며 “수주 실패에 따른 매물 출회로 단기 주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비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