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주고받은 과일이 전부 썩어있다니 기가 막힙니다.”
전북 김제에 사는 A씨는 지난 추석 지인으로부터 장수에서 생산되는 사과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하지만 사과는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썩어 있었다.
이처럼 사과 부식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해결방법이 마땅치 않다. 소비자가 생산농가에 항의 전화를 하면 보통 “유통 과정의 문제”라는 대답만 돌아온다. 소비자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28일 장수지역 사과영농조합에 따르면 과일 부식을 호소하는 민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 관계자는 “매일 썩은 사과에 대한 항의 민원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사과 부식은 통상 유통 과정의 문제와 생산농가의 비양심적 선별작업이 원인이다. 사과는 유통 과정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상온에 쌓아 두면 썩을 수밖에 없다. 또 고객 신뢰를 위해 작은 반점이라도 보이면 출하하지 못하지만 일부 농가의 욕심으로 썩은 사과가 유통되기도 한다. 특히 사과는 에틸렌 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썩은 사과와 함께 있으면 쉽게 상하기 일쑤다.
올해는 폭염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사과가 ‘금과’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상품 가치가 없는 사과가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비양심적 농가와 유통업체를 없애기 위해 장수군도 과수 품질 관리에 고심하고 있다.
장수군 관계자는 “사과 생산 농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부식 사과 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장수군 사과 산업 발전에 관한 운영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