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센터 치료사가 자폐성 장애아동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자폐아동 A군(5)의 뺨, 어깨 등을 몇 차례 밀거나 때린 혐의로 인천의 한 아동복지센터 소속 치료사 50대 B씨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해당 아동복지센터는 보건복지부 산하 준공공기관이다.
CCTV 영상을 확인한 피해아동 부모와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언어 치료사 B씨는 지난 3일과 10일 A군이 치료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자 아이의 몸을 흔들면서 다그쳤다. 이어 아이의 양 팔을 붙잡은 후 스스로 얼굴을 밀게 했다. A군의 뺨이나 어깨, 팔, 귀 등을 밀치거나 잡아당기기도 했다. 실시간으로 CCTV 영상을 지켜보던 센터 직원이 B씨의 교실에 찾아가 ‘문제가 생겼냐’며 묻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학대 혐의는 아동복지센터 직원이 우연히 영상을 돌려보다가 발견됐다. 센터는 피해 아동 부모에게 사실을 알렸고 부모는 지난 11일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 아동 부모는 “아이가 약 한 달 전부터 화가 나면 손가락을 입에 넣거나 자신의 뺨을 때리는 행동을 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치료·교육 방법의 일환이며 아동 학대가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영상에 학대 의혹 정황이 보여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B씨가 단순히 A군의 신체에 접촉한 것인지, 때린 것인지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정확히 조사할 필요가 있어 다음 달 중순 이후에야 검찰 송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