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했다(#MeToo)”…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후보자 성폭력 폭로 잇따라

입력 2018-09-27 16:45 수정 2018-09-27 16:48
미국 대법관 후보자 캐버노.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연방 대법관 후보를 둘러싼 ‘미투 운동(#MeToo·나도 당했다)’이 계속되고 있다. 지명 철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집단 성폭행 현장에서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 브렛 캐버노 판사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세 번째 여성이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브렛 캐버노를 연방대법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상원 청문회를 하루 앞둔 26일, 줄리 스웨트닉이란 여성이 변호사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캐버노가 고등학교 파티에서 과하게 술을 마시도록 했고, 동의 없이 소녀들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것, 소녀들의 옷을 벗기거나 성적인 모욕감을 준 것을 포함해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캐버노는 미국 명문 가톨릭 남학교인 조지타운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스웨트닉이 변호사를 통해 고발한 내용에 따르면 1980년대 메릴랜드에서의 파티에서 가해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게 약을 탄 술을 먹여 성폭행을 저질렀다. 스웨트닉은 당시 집단 성폭행 현장에 캐버노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스웨트닉은 자신도 강간 사건의 피해자였다고 밝혔다.

캐버노의 성폭력 사실을 처음 폭로한 이는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 팔로알토대학 임상심리학 교수다. 포드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6년 전 10대 때 있었던 그 일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1980년대 초반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집에서 있었던 파티에서 캐버노가 몸을 더듬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고 성폭행을 하려했다고 밝혔다. 포드 교수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요구했고, 직접 27일 청문회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린 이는 데보라 라미레스이다. 라미레스는 1980년대 예일대에서 공부했을 당시 함께 공부하던 캐버노가 기숙사 파티 때 특정 신체부위를 자신에게 드러냈었다고 주장했다. 라미레스는 처음엔 자신도 술을 마신 상태여서 정확한 기억인지 우려했지만 이후 6일 동안 당시 기억을 자세히 떠올려가며 변호사와 의논한 끝에 확신하게 됐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가 보도했다.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는 자신이 10대 때 ‘완벽하지 않은’ 학생이었다고 했으나 세명의 여성이 주장한 성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캐버노에 대한 3번째 ‘미투’까지 등장하자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캐버노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동안 캐버노에 대한 의혹들이 사실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