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관장은 “어깨가 쳐진 작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마음껏 작업할 수 있도록 장학 사업을 펼치는 것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세상 곳곳에 크리스천 리더가 세워져 기독교 문화가 선하게 세워지길 꿈꾼다. 하나님 나라의 도구가 되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손 관장과 남편 손석(63) 화백 부부가 두 명의 딸들과 프랑스에 유학 간 때는 1995년이다. 신혼부부 시절 손 화백은 ‘일천번제’ 기도 중 유학이라는 소망을 품게 됐다. 그의 나이 40세였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유학가기엔 다소 늦은 때라고 생각한 시기였다. 부부는 당시 유명한 입시미술학원을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 사업이 잘나갔지만 하나님이 주신 기도의 소원을 품고 사업을 접고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낯선 이국땅에서 생활하기란 모든 게 쉽지 않았다. 손 관장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프랑스에서 의지할 게 아무 것도 없었다. 하나님 한분만 의지하도록 하셨다. 하나님은 쉬지 않고 기도 제목을 계속 주셨다”고 회고했다.
어려운 일이 생겨 기도할 때마다 응답받은 일은 무수히 많다. 못된 집주인을 만나 재판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유명한 자원무료 변호사를 만나 잘 해결되는 등 그렇게 크고 작은 어려움을 기도로 극복하며 훈련받았다.
손 화백은 99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남편의 작품 활동을 뒷바라지 하며 미술 작품 유통과 화랑 계약, 마케팅 등을 익힌 손 관장은 올해 초 생각지도 못하게 갤러리를 오픈했다.
“제가 일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갤러리를 시작해보라고 권유했지만 사실 엄두도 못 냈어요. 작년부터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했는데 에펠탑 근처에 있는 갤러리 장소를 발견했어요. 그동안 작가들을 돕는 장학 사업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거든요. 예술가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갤러리를 운영하면 지원하는 데 더 좋겠다 싶었죠. 기도의 응답입니다.”
하나님이라면 어떤 갤러리를 찾고 계실까 궁금해 기도했다. 하나님이라는 뜻인 ‘엘’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엘 콘셉트 갤러리로 이름을 지었다. “하나님 이름이 들어간 갤러리인데 대충 할 수 없죠. 잘하고 싶은 선한 욕심이 생겼어요. 하나님이 찾으시는 콘셉트의 갤러리를 운영하고 싶어요. 전도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많이 발굴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손 관장 부부는 한인교회 등에서 재정적으로도 최선을 다해 섬기려 했다. 2014년부터 재정적으로 갑자기 어려웠다. 가족과 가정예배를 드리며 기도했지만 상황이 쉽게 해결되진 않았다.
“재정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하나님은 계속 선교사님을 만나도록 하셨어요. 부담감도 있었죠.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우리를 통로가 쓰시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작품을 하나씩 팔 때마다 십일조를 선교지로 보냈죠. 하나님이 이걸 원하신다는 걸 깨달았어요. 재정적 어려움도 풀리기 시작했죠.”
손 관장 부부는 2015년 20주년 감사 파티를 열었다. 프랑스에 온지 20주년을 기념하고 그동안 동행해주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손 화백에게 하나님께 바치는 작품 10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지인들과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보냈다.
“마음이 따뜻하고 감사가 넘친 시간이었어요. 하나님은 매일 그런 감동으로 살라고 하셨어요. 세 끼만 먹으면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에 환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죠. 예술가를 위한 장학 사업을 하면 젊은 작가들도 도전을 받고 선한 일이 승계되지 않을까 싶어요. 크리스천 예술가들이 곳곳에 리더로 세워진다면 지금보다 좋은 기독교 문화가 세워지지 않을까요. 문화만큼 사람의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없으니까요(웃음).” 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