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짜미’ 日 종단할 듯… 간사이공항 폐쇄했던 ‘제비’보다 무서운 이유

입력 2018-09-27 14:34 수정 2018-09-27 15:14
제21호 태풍 제비가 상륙한 지난 4일 일본 시코쿠 남부 고치현 아히항에서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AP뉴시스

제24호 태풍 짜미가 일본을 종단한다. 열도가 늘어선 모양대로 서남단에서 동북단까지 규슈, 시코쿠, 혼슈, 홋카이도 순으로 할퀼 것으로 보인다. 유독 가을 태풍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에서 또 한 번 초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은 27일 “짜미가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5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로 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짜미는 반경 360㎞에 강풍을 몰아치는 중형 태풍. 중심기압은 955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은 초속 40m로 측정됐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짜미의 중심기압은 일본 서남부 가고시마 남남서쪽 약 170㎞ 부근 해상에 도달할 오는 30일 오전 9시쯤 945hPa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 다가갈수록 힘을 키우는 셈이다.

짜미의 위력은 지난 4일 일본에 상륙해 이튿날 러시아 사할린 남서쪽 해상에서 소멸됐던 제21호 태풍 제비와 맞먹는다. 제비의 중심기압은 일본 상륙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한때 935hPa까지 떨어졌다. 상륙한 뒤에도 960hPa 안팎의 중심기압을 유지했다.

제24호 태풍 짜미의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그래픽

일본 상륙 직전까지 ‘매우 강력’ 수준을 유지한 태풍은 1993년 이후 25년 만에 제비가 처음이었다. 제비는 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을 폐쇄할 정도로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를 일으켰다. 그나마 혼슈의 허리만 관통한 이동 경로를 그리면서 내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시간은 짧았다.

짜미는 일본 열도를 그대로 타고 하루를 넘겨 북동진할 것으로 보인다. 제비보다 더 큰 인명·재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기상청은 북서진하던 짜미가 오는 29일 오전 9시 오키나와 남쪽 약 170㎞ 부근 해상에서 북동진으로 방향을 바꾸고, 이튿날 규슈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짜미는 다음달 1일 센다이 북북동쪽 약 120㎞ 부근 육상에 도달할 때까지 혼슈를 할퀴고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센다이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도시다. 짜미는 홋카이도를 지나 같은 달 2일 오전 9시 삿포로 동북동쪽 약 1230㎞ 부근 해상에서 소멸될 전망이다.

짜미는 제비처럼 일본에 상륙하는 시점에 ‘매우 강력’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와 지역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오는 28일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예상된다. 저지대 침수나 강한 돌풍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