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쿠키 사기 논란’ 소비자 분노케한 황당 해명 세가지

입력 2018-09-27 11:23 수정 2018-09-27 11:25

‘수제 유기농’을 앞세우던 유명 베이커리 ‘미미쿠키’가 대형마트에서 완제품을 사다 팔던 것이 적발돼 22일 폐업했다.

충북 음성에 위치한 수제 디저트 전문점 미미쿠키는 베이킹을 전공한 부부가 직접 운영해오던 곳이다. 특히 아기의 태명 ‘미미’를 상표로 내걸고 “정직하고 안전한 먹을 거리를 만들겠다”고 홍보해왔다. 이런 방침은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이겠다는 엄마들 눈에 들었고, 입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 의혹 일파만파… 미미쿠키 “아니다”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

의혹이 시작된 것은 17일부터다. 미미쿠키가 그동안 ‘유기농 수제품’ 주력 상품으로 내걸었던 마카롱, 생크림을 채운 카스텔라, 롤케이크, 쿠키 등이 알고보니 대형마트에서 사온 완제품을 포장만 바꾸어 판매했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미미쿠키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본격적인 항의는 20일부터 시작됐다. 미미쿠키는 “코스트코 쿠키와 같은 곳에서 냉동 생지(제빵 반죽)를 납품 받는 것일 뿐 완제품을 재포장해 판매한다는 내용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여론은 들끓었다. 이들 부부가 완제품을 사다 팔았다는 증거를 폭로하는 구매자가 속속 등장하자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했다. 이후 폐업을 결정하고 “많은 분이 고소와 소송을 준비 중이라 들었다. 이 점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고 달게 받겠다. 앞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 등을 일체 폐업하겠다”며 사과했다.

◇ “일부는 수제품이 맞습니다” 사건 본질 모르는 해명 ‘반복’

의혹이 불거진 후 미미쿠키 측에 환불요청이 쇄도하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상품만 그렇다”는 식의 해명을 내놨다. 미미쿠키는 “다른 상품들은 수제품이 맞다. 오해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말이 되는 해명을 하라”며 더욱 격분했다.

환불 과정에서도 ‘일부 상품은 수제’라는 주장은 계속됐다. “완제품으로 구입한 A상품은 환불이 되지만, 수제품인 B상품은 환불해줄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마저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것으로 밝혀진 상품은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났다. 미미쿠키는 일관되게 부인하다 증거가 등장해야만 인정했다. 이 과정이 세차례 정도 반복됐다.

◇ “솔직히 돈이 부족했다” 솔직함 아닌 옹졸한 ‘변명’

미미쿠키는 폐점 하루 전인 21일 “롤케이크는 매장에서 직접 작업을 했었지만, 물량이 많아지면서 하면 안 될 선택을 하게 됐다. 진작 밝히려고 했다. 이전 글 쓰면서도 무척 양심에 가책을 느꼈지만 솔직히 돈이 부족했다”라고 털어놨다.

또 “큰 이윤을 남기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다. 구매하는 모든 분께 서비스도 드리고 싶고 늘 감사해서 뭐라도 만들어 보내려는데 시간이 부족해 서비스로 처음에 드리다가 맛있다고 해주시니 하면 안 될 선택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