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불균형 축적 등을 감안할 때 (통화) 완화 정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음 금통위까지 3주가 남았는데 그 사이 변수가 많이 있다”며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앞으로 발표될 국내 지표, 미·중 무역분쟁 상황을 고민해가면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동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질문에는 “금융 완화를 줄여나간다 했으나 대내외 변수가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생각보다 격화되고 있고, 국내 물가와 고용사정도 금리를 올리기에는 조금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리결정이 경제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감안해서 신중히 대처하고 있다”며 “금리 결정에 거시경제 변수가 제일 중요하고, 저금리가 오래 지속될 때 금융불균형이 얼마나 쌓일지 종합적으로 보면서 최적의 정책방향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라 이번 인상으로 국내 금리인상이 바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 금융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올릴 계획이라 내외금리차는 물론 좀 더 경계심을 갖고 자금 흐름의 추이를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미 연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금리를 2.00~2.25%로 인상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12월쯤 미 연준의 추가 금리 가능성도 전망된다. 만약 한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한·미 금리차는 1.00%포인트 안팎으로 벌어질 수 있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