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내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맨유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3라운드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서 2대 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7대 8로 패했다. 더비 카운티는 한 수 아래 2부리그 팀.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리그에서도 불안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맨유는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승 1무 2패로 승점 10점을 기록해 7위에 머물러 있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라이벌 리버풀과의 격차는 승점 8점이다. 시즌 초반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졌다.
자연스레 무리뉴 감독의 미래에도 먹구름이 낀 분위기다. 하지만 에드 우드워드 맨유 부회장은 무리뉴의 향후 거취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축구전문 매체 ‘골닷컴’이 이날 전한 우드워드 부회장의 25일 주주 총회 발언은 이런 의지를 더 선명하게 나타낸다.
우드워드 부회장은 “시즌의 경기별 변동이나 뉴스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며 “이 기회를 통해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나 더 큰 그림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도 무리뉴 감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트로피를 따는 것이고 그것이 무리뉴를 고용한 이유”라며 “우리는 이미 무리뉴와 함께 세 번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그의 말처럼 맨유는 무리뉴 감독의 부임 첫해인 2016-2017 시즌 FA 커뮤니티 실드와 EFL컵, 유로파리그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우드워드 부회장의 말만 놓고 보면, 무리뉴 감독은 앞선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시즌까진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폴 포그바와 앤서니 마샬 등 주축 선수들과의 불화가 끊이지 않는 시점에서 우드워드 부회장이 지금 같은 신뢰를 언제까지 보낼지는 미지수다.
무리뉴 감독의 3년차는 징크스로 대표되는 해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2년차와 달리 언제 그랬냐는 듯 성공가도를 달렸던 팀이 곧바로 추락하는 3년차를 뜻한다. 이번에도 그러한 3년차 징크스는 변함없이 무리뉴 감독에게 찾아온 분위기다. 무리뉴 감독이 반전의 기회를 맞는다면 우드워드 부회장의 신뢰를 발판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