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훈 시인 ‘아프지 말라’ 시화전 10월 4일 개막

입력 2018-09-26 00:24 수정 2018-09-26 00:28

‘아프지 말라’는 제목의 정세훈 시인 시력 30년 기금마련 시화전이 10월 4일 오후 6시 서울 인사동 고은갤러리에서 출판기념회와 함께 개막된다.

정 시인은 노동자 민중의 어둡고 힘들고 낮고 핍진한 삶을 노래해왔다.

우리가/이 세상 꽃이 되어도//잘난 꽃 되지 말고/못난 꽃 되자//함부로/남의 밥줄/끊어 놓지 않는//이 세상의/가장 못난 꽃 되자(정세훈 시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전문)

정세훈 시인의 시력 30년 기념 ‘아프지 말라-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시화전의 수익금은 좋은 곳에 기부될 예정이다.

그는 “촛불혁명 와중에서 한국민예총 이사장 대행을 맡아 일했고, 박근혜 정권하에서 다년간 희생한 외면할 수 없는 민예총 실무관계자의 열악한 삶을 알게 되었다. 감히 돕는다는 말조차 함부로 할 수 없다. 그저 그 희생의 삶에 보답하고자 지난 3월부터 기금마련 시화전을 준비해 왔다. 마침 올해가 내 시력 30주년이 되었기에 의미가 있다 여기고 준비하게 된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정 시인은 시화전을 위해 그동안 발표한 8권의 시집 시편 중에서 시화에 어울릴만한 시 53편을 골랐다.

그 53편을 화가 서예가 판화가 전각가 사진작가 등 52명의 저명한 시각 예술가들이 56점의 재능기부 시화작업을 했다.

시화전은 오는 10월4일부터 17일까지 인사동 고은갤러리(인사동 194-27 태화빌딩 지하1층)에서 개최하며, 개막식은 10월4일 오후 6시에 갖는다.

북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개막식은 노찾사 출신 민중가수 문진오 씨와 노동운동 연대현장 가수 김성만 오혜란 씨가 ‘몸의 중심’ 등 정세훈 시인의 시들로 만든 노래 공연을 펼친다.

이번 시화전은 인사동에 이어 고향인 충남 홍성에서도 개최된다.

또 11월 2일부터 2주간 인천의 문화공간 ‘해시’에서도 전시회가 열린다.

부평역사박물관에서는 11월 중에 공장과 공단마을에 관련된 시화만 전시하는 시화전을 가질 계획이다.



시 53편과 시화 56점이 실린 시화전을 위한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는 오는 28일 출간됐다.

이번 전시회는 강원민예총, 광주민예총, 인천민예총, 마포민예총, 김포민예총, 인천작가회의, 리얼리스트100동우회,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건립준비위원회, 인천민족미술인협회, 위기청소년의좋은친구어게인 등이 공동 주최 후원한다.

정세훈 시인은 지난 2016년 10월22일 광화문광장에서 가진 박근혜정권의 문화예술인블랙리스트진상규명 및 퇴진 기자회견에 한국민예총 수도권이사장의 직함으로 참석한 이후 진행된 촛불혁명 와중에서 한국민예총 이사장 대행을 맡아 올해 2월까지 그 직을 수행했다.

정 시인은 중학교를 졸업하던 해 객지로 나와 20여년 영세공장에서 주야간 노동자로 노동하다 진폐증에 걸렸다. 29세 때부터 전조증상으로 병치레하다 45세 되어서야 진폐증이란 걸 알게 됐다.

52세 되던 2006년 가망성이 없다는 수술을 앞두고 ‘나는 죽어 저 하늘에 뿌려지지 말아라’라는 시집을 내놓고 수술을 받았는데 기적처럼 살아났다.

시인은 이를 두고 “재생되었다”고 말한다.

재생된 후 투병생활 전부터 해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복직투쟁 현장 등 어둡고 힘들고 낮은 곳을 찾아가 연대하고 있다.

재생된 후 낸 두 권의 시집 출판기념 행사에서 모은 기금을 작은 금액이지만 콜트콜택 투쟁현장과 노동자의 집 건립기금으로 기부했다.

1989년 ‘노동해방문학’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 ‘손 하나로 아름다운 당신’, ‘맑은 하늘을 보면’, ‘저별을 버리지 말아야지’, ‘끝내 술잔을 비우지 못하였습니다’, ‘그 옛날 별들이 생각났다’, ‘나는 죽어 저 하늘에 뿌려지지 말아라’, ‘부평 4공단 여공’, ‘몸의 중심’ 등이 있다.

또 장편동화집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송사리 큰눈이’, 포엠에세이집 ‘소나기를 머금은 풀꽃향기’ 등을 간행했다.

정 시인은 인천작가회의 회장, 고 박영근시인시비건립위원회 위원장, 리얼리스트100 상임위원, 한국작가회의 이사, 제주4.3제70주년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 한국민예총 이사장 대행, 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 건립공동준비위원장, 박영근시인기념사업회 운영위원, 위기청소년의좋은친구어게인 이사, 소년희망센타 운영위원 인천민예총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화전 참여 작가는 강지현 고창수 권홍 권장윤 권혁소 김기호 김사빈 김정렬 김종찬 류연복 류우종 박영환 배인석 서홍관 손권일 양상용 염성순 윤경숙 이하 이경희 이동수 이두희 이성근 이성완 이양구 이외수 이윤엽 이인철 이재교 이재정 이진우 임창웅 장세현 전기중 전기학 정미숙 전선용 정운자 정채열 조영옥 조풍류 최 정 최수환 최윤경 최진봉 허강일 허달용 허용철 허정균 현용안 홍순창 황재종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