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복무했어요!” 채은성, ‘육성선수’ 신화 쓰다

입력 2018-09-25 21:00 수정 2018-09-25 21:30

LG 트윈스 채은성(28)은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2009년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효천고가 워낙 약체팀이어서 관심을 둔 구단이 없었다. LG에 육성선수로 들어갔다.

LG에 입단한 뒤에도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1군에 진입하기는커녕 퓨처스리그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동료 선수는 병역 기피를 위해 포기했던 경찰야구단이나 상무도 그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의장대에서 현역으로 병역 의무를 져야했다.

전역한 뒤 채은성은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 9홈런과 38타점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2014년 꿈에 그리던 1군 진입에 성공했다. 포수와 1루수, 우익수를 가리지 않았다. 62게임을 뛰면서 159타수 44안타,2할7푼7리를 기록했다. 홈런은 1개였다. 15타점과 18득점을 올렸다.

채은성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린 해는 2016년이다. 주전 외야수로 128게임을 뛰여 403타수 126안타 3할1푼3리를 기록했다.홈런은 9개였다. 81타점 64득점을 올렸다. LG의 가을야구 진출에 한몫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114게임을 소화하면서 333타수 89안타, 타율 2할6푼7리에 머물렀다.

채은성이 올해는 완전히 부활했다. 131게임을 뛰면서 498타수 162안타, 타율 3할2푼5리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 23개, 타점 111타점, 73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커리어하이다.

그런 채은성이 모처럼 4타점 경기를 작성했다. 채은성은 25일 SK와이번스와의 인천 원정경기세서 펄펄 날았다. 3회초 1사 만루에서 내야 땅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1타점을 올렸다. LG가 3-5로 뒤진 7회초 1사 상황에선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111타점이 됐다. LG 소속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110타점 고지를 넘어섰다. LG의 종전 기록은 2010년 조인성이 때려낸 107타점이었다. 육성선수와 현역 복무의 어려움을 딛고 LG의 야구 역사를 새로 작성한 것이다.

그러나 채은성은 웃을 수 없었다. LG는 SK에 7-16으로 패했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에 그쳤다. 그러면서 135게임 동안 64승 1무 70패가 됐다. 5위 KIA와 두 게임차로 벌어졌다. 7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승차가 없어졌다. 8위 롯데 자이언츠에겐 2.5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채은성이 웃을 수 없었던 이유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