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리에이전트(FA)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논의에 나선 것이다.
현행 KBO리그 FA 제도의 경우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소속팀에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 선수 1명과 연봉 200% 혹은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전면적인 FA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등급제 도입은 선수협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급제는 최근 5년 연봉을 기준으로 3단계로 구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고졸 9년, 대졸 8년인 FA 자격 취득 연수를 단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FA 등급제와 취득 연수 단축은 그간 선수협에서 꾸준히 주장한 내용이어서 모두가 수긍할만 하다.
‘4년 80억 상한액’과 함께 여기서 고민해야 할 부분은 보상 선수다. 정상급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의 입장에선 보상 선수를 내줘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준척 FA들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확실하게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한 선수들은 FA를 선언해도 보상 선수와 연봉 보상 규정 때문에 타 구단 이동이 사실상 가로막혀 있다.
채태인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라는 이상한 방식을 통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옮겨가는 이상한 일까지 벌어졌다. 보상 선수와 연봉 보상 규정 때문이다.
이런 탓에 우선 보상 선수를 내주는 조항을 완전 삭제하는 게 올바르다. 보상 선수가 돼서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원하지 않는 팀으로 옮겨야 하는 선수의 인권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300% 연봉 보상 규정도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로막는 규정들은 없어져야 하는 게 맞는 것이다.
KBO와 구단이 모든 것을 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선수들의 선택에 따라 시장에서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돼야 한다. ‘보상’이라는 단어 자체가 구시대적이다. 2018년에 맞는 FA제도가 나오길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