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운명을 좌우할 초대형 변수다.
북·미 정상이 두 번째 만나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 경우 북한 비핵화의 장애물을 단번에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 김정은 위원장의 낮은 자세,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북·미 간 물밑협상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기에 만나 비핵화를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뜻을 전하면서 비핵화 과정의 중재자 역할에 주력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반기고 나섰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매우 이른 시점에(pretty soon)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승부수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약속을 직접 받아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을 계획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너무 멀지 않은 시점에(before too long)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최종적 준비를 하기 위해 평양에 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연내에 북한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미 3자 정상의 입장을 보면 일단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입장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북한의 핵신고와 미국의 종전선언 합의라는 ‘빅딜’이 성사돼 북한 비핵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와 어려운 고비들이 많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미 정상들은 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상응조치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도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미 CNN방송은 “미 행정부 관리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성급하며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너무 큰 보상을 주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이 치밀한 준비 없이 이벤트 형식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임할 경우 북한 비핵화에 오히려 부작용을 끼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