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동맹국인 시리아의 방공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리아군이 이스라엘 전투기를 공격하려다가 러시아 군용기를 오인 격추시킨데 따른 조치다. 러시아는 이 사고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에 지대공 미사일 요격시스템인 S-300을 제공할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2주 안에 시리아군에 현재보다 발전한 S-300 방공미사일시스템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 결정에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 러시아가 S-300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이 지역의 위험을 키우는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조치로 이스라엘 공군 활동은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시리아정부군 관할 지역 제공권을 쥐고도 이스라엘 공군 작전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었다.
러시아는 지난 2010년에도 시리아에 S-300을 수출하기로 했다가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단념했다. 결국 시리아군 방공망은 S-300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S-200으로 구축됐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내전 기간 동안 이 방공망을 뚫고 수시로 시리아를 폭격했다. 시리아 내 이란 세력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였다.
시리아군은 지난 17일 서부 라타키아 상공에서 작전에 나선 이스라엘 전투기를 S-200 지대공미사이로 공격했다. 그러나 동맹국인 러시아 군용기 IL-20기를 맞추는 사고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IL-20기 탑승자 15명은 전원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사고 직후이례적으로 작전 경위를 설명하며 러시아를 달래고 나섰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스라엘군이 잘못된 작전지역 정보로 러시아군을 오도한 결과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전투기 조종사가 IL-20기를 엄폐물 삼고 결과적으로 시리아군의 미사일에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