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 악화일로…유엔총회 때 정면 충돌할 수도

입력 2018-09-24 14:40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AP뉴시스

이란이 군사 열병식 중 발생한 총격 사건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정면으로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나온다.

로하니 대통령은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출발하기 직전 연설을 통해 “이번 범죄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단체가 했고 누구와 연계됐는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내 작은 국가들이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미국은 그들을 부추기고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로하니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를 지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가까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을 지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AP통신 등은 설명했다. 지난 22일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에서 이란군 열병식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9명이 숨지고 57명이 다친 바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AP뉴시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로하니 대통령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그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로하니 대통령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그가 이란에 들어오는 모든 돈을 군부에게 줬고, 오랫동안 이란 국민을 탄압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시위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할 일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이란이 설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양국은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로하니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기회 삼아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며 “그는 미국이 핵 협정에서 탈퇴하면서 생긴 분열을 강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구체적으로 회동 계획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양국 정상의 회동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