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열병식 도중 총격 테러… 사상자 80여명 발생

입력 2018-09-23 17:01
【아흐바즈(이란)=AP/뉴시스】22일 지난 1980년 이라크의 이란 침공 38주년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 도중 퍼레이드 행렬에 총격이 가해져 혁명수비대원 8명이 사망하고 지켜보던 시민 등 20명이 부상한 이란 아흐바즈에서 군인들과 시민들이 총격을 피해 몸을 움추리고 있다. 2018.9.22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에서 이란군 열병식 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다쳤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총격 사건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전 9시쯤 이란 쿠제스탄주 주도인 아흐바즈에서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 기념 이란 혁명수비대 열병식 행사 도중 일어났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군복을 입은 무장 괴한 4명이 무차별 총기 난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들은 우선 열병식을 구경하러 나온 관중들에게 총을 쐈다. 이어 군 고위 간부들이 있는 단상을 공격하려 했으나 보안 요원들의 총격을 받아 실패했다. 괴한 4명 중 3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나머지 1명도 중상을 입었다가 이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란 국영 방송국은 열병식 행사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괴한들이 총을 쏘는 모습, 여성과 어린이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는 모습 등이 그대로 방송됐다.

총격 사건 후 지역 내 아랍계 분리주의 단체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다만 두 단체 모두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란 지도부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고 나섰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이번 범죄는 미국의 꼭두각시인 나라들의 음모”라며 “그들의 목표는 우리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에서 대규모 테러 사건이 발생한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앞서 2009년 이란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의 자살폭탄 테러로 40여명이 숨진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