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도쿄의 ‘캡틴’ 장현수(27)가 소속팀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도쿄는 22일(한국시각) J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는 산프레체 히로시마 원정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장현수는 주장완장을 차고 4-4-2 포메이션의 중앙 수비수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히로시마의 맹공 속에 별다른 실책 없이 팀의 뒷공간을 안정적으로 지켜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모리시게 마사토와의 호흡 역시 훌륭했다. 히로시마는 이날 승리를 거두지 못해 1경기 덜 치른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승점 4점차를 기록해 마지막까지 치열한 우승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히로시마는 전반 18분 혼전 상황에서 행운의 골을 기록했으나 이후엔 아쉬운 결정력과 함께 단단한 도쿄 수비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27경기에서 42골을 몰아친 공격력은 장현수가 이끄는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하세가와 켄타 도쿄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선두의 히로시마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받은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며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위협적이었던 세트피스 공격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 가운데 장현수는 선수들의 위치를 조율하며 든든한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해냈다.
도쿄에서 장현수의 존재감은 매우 특별하다. 자신이 선수 커리어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며 중국 무대에서 활약한 후 다시 돌아온 곳이다. 또한 1935년 창단 이후 도쿄의 첫 외국인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켄타 감독이 장현수에게 “압도적 존재감을 가진 선수”라며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언어 장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축구의 라이벌인 한국의 선수를 주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장현수가 도쿄에서 대체불가 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장현수의 활약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함께 중앙 수비수로 짝을 맞추는 김영권이 외국인 용병 문제로 소속팀 광저우 에버그란데 선수 명단에 등록되지 않아 실전감각을 쌓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이러한 장현수의 활약은 더욱 반갑다. 비록 실책이 있었다곤 하나 2016년 이후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다.
벤투 감독은 오는 29, 30일 열리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1 31라운드 경기까지 보고 난 후에 곧바로 내달 1일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벤투호는 우루과이와 파나마와의 평가전 일정을 앞두고 있다. 장현수가 지난 칠레전에서의 실책을 딛고 소속팀에서의 인상적인 흐름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