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루카스 모우라 시즌 첫 공존은 ‘낙제점’

입력 2018-09-23 12:47
손흥민(왼쪽)과 루카스 모우라(오른쪽). 토트넘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포지션 경쟁을 펼치는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이와 함께 토트넘은 2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과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며 침체기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반전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세운 후 2선 라인에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손흥민을 왼쪽, 모우라를 오른쪽에 두며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는 포체티노 감독이 지난 시즌 FA컵 대회에서 종종 실험한 바 있는 터라 낯설지 않은 전술이다. 하지만 2선에선 에릭센과 함께 델리 알리가 붙박이로 활약하고 있는 터라 이들이 함께 하는 모습은 자주 보긴 힘들었다.

그럼에도 모우라와 손흥민, 두 선수에 대한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는 매우 두텁다. 모우라는 토트넘의 리그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팀의 핵심으로 올라섰다. 손흥민 역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과 A매치 등 많은 경기수를 소화하고 팀에 복귀하자마자 경기에 투입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과 모우라의 공존은 합격점을 받긴 힘들었다. 폭우 속에 열린 전반전 내내 토트넘의 일방적인 공격이 지속됐지만 득점이 터지지 않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행히 전반 40분 브라이튼의 수비수가 케빈 트리피어의 프리킥 슈팅을 막으려다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케인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1점차 리드로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브라이튼의 매서운 공세가 계속 됐다. 빠른 역습과 측면 공격을 통해 토트넘의 수비진들을 괴롭혔다. 후반 21분 노커트가 결정적인 찬스를 얻기도 했다. 공수의 밸런스가 무너진 모습이었다. 스위칭 플레이가 잦은 토트넘 공격 속에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난 알리의 부재가 크게 다가왔다. 알리는 부상에서 갓 복귀한 터라 후반 33분 모우라와 교체되며 뒤늦게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22일(한국시각) 토트넘과 브라이튼의 경기. 에릭 라멜라가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3분 손흥민을 빼고 에릭 라멜라를 투입했다. 첫 번째 교체카드였다. 포체티노 감독의 라멜라 투입은 적중했다. 후반 31분 토트넘이 기대하던 득점 상황이 터졌다. 모우라가 대니 로즈에게 침착하게 내줬고 로즈의 낮게 깔아찬 크로스를 라멜라가 깔끔하게 골로 성공시켰다. 원터치로 빠르게 전개가 되며 상대 수비수가 자리를 잡기 전에 순식간에 마무리했다.

이제 알리가 부상에서 돌아온 만큼 당분간 손흥민과 모우라가 함께 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다. 모우라는 팀적인 연계보단 개인 드리블 능력으로 직접 치고 들어가는 성향이 강한 선수다. 모우라가 나선다면 포체티노 감독이 브라이튼전 후반에 그랬듯 수비적인 밸런스를 잡아줄 수 있는 다른 3선자원에 힘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손흥민과 모우라, 라멜라까지 함께 하기 힘든 세 선수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