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가수들의 공연 티켓이 온라인에서 정상가보다 10배나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 개최된 인기 아이돌그룹 방탕소년단(BTS)의 서울콘서트의 경우 정상가의 30배에 달하는 320만원짜리 암표가 유통되기까지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추석 연휴를 맞아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암표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문화예술‧체육계 전반에서 암표 판매가 만연했다. 다음달 중순에 열리는 H.O.T. 콘서트 티켓은 한 온라인 티켓 사이트에서 정상가인 14만3000원의 10배가 넘은 150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었다.
뮤지컬과 e-sports(이스포츠) 등 다른 문화예술‧체육계 분야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11월에 열리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경우 정상적인 티켓 가격은 15만원이지만 40만원짜리 암표가 거래됐다. 지난 6월 경복궁 야간개장 행사는 3000원짜리 티켓이 2만5000원에 거래됐고, 9월 11일 칠레와의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티켓은 5만원짜리 표가 현장에서 25만원에 거래됐다.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4강전 티켓은 정상가가 4만2000원이지만 6만원에 팔리고 있다.
김 의원은 암표 거래 근절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암표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정확한 통계 파악이 어렵다’ ‘암표 규제를 위한 법 개정 연구를 추진 중이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놓으며 시장 교란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 암표 거래 현황이라도 미리 파악해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