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WSJ “중국, 미국과 무역협상 취소”

입력 2018-09-22 15:47

중국과 미국 간 관세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이 오는 27~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여릴 예정이던 양국 간 무역협상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커지면서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중론”이라며 중·미간 무역협상이 사실상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중·미 고위급 무역협상은 미국이 3차 관세 부과를 발표하기 전 미국의 초청으로 오는 27~28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될 계획이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12일 중국 측 무역협상 담당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를 초청했고 이를 중국이 받아들였다. 고위급 회담에 앞 왕셔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도 워싱턴에서 사전 조율을 위한 실무급 협상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왕셔우원 부부장과 류허 부총리는 미국과 무역협상 계획을 취소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중국과 합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오는 24일 미국이 고강도 3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협상 시기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 전문가들은 지금이 협상에 나서기엔 부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양국의 무역 갈등은 지난 17일 미국과 중국의 3차 관세 부과로 한껏 고조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3차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나머지 257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하는 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은 하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에 더이상 맞보복하기 힘든 상황이라 협상 재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미국은 257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은 1300억 달러(2017년 기준)여서 추가 관세 조치가 힘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이 추가 관세 조치를 한다면 중국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