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4일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6)는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원정경기 2회초 김희걸의 포크볼을 받아쳐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9경기 연속 홈런이다. 그해 8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경기에서 솔로포를 친 것을 시작으로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 야구사에 새기록을 썼다.
그해 이대호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타율, 최다안타,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출루율이다. 물론 최초다. 정규시즌 MVP는 따라왔다.
올해 두산 베어스 김재환(30)의 타격 페이스를 보면 ‘2010년 이대호’를 떠올리게 한다. 22일 오전까지 홈런은 42개로 2위 로맥과 박병호와 2개 차이로 앞선 1위다. 2010년 이대호의 개인 최다 홈런인 44개는 손쉽게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50홈런을 넘어 이승엽의 56홈런 근처까지 갈 수 있다.
타점에선 경쟁자가 거의 없다. 123타점이다. 2위 LG 트윈스 채은성과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의 107타점과는 16타점이나 차이가 난다. 2010년 이대호의 133타점은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박병호가 2015년 기록한 146타점 돌파 여부가 관심사다.
최다 안타도 1위 가능성이 있다. 169안타로 2위 그룹인 롯데 전준우와 LG 김현수와 5개 차이의 여유가 있다. 이대호는 2010년 174안타를 기록했다. 5개 차이다. 김재환은 15게임을 남겨둔 만큼 돌파가 가능하다.
득점은 현재 98득점이다. 1위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의 102득점보다 4점이 모자란다. 역전 여부가 주목된다. 2010년 이대호는 99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이르면 22일 넘을 수도 있다.
장타율 부문은 현재 2위다. 박병호가 7할2푼3리, 김재환이 6할7푼7리여서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호는 2010년 6할6푼7리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이 또한 김재환이 앞선다.
출루율 부문도 박병호의 1위가 유력하다. 무려 4할5푼6리다. 김재환은 4할1푼6리다. 2010년 이대호는 4할4푼4리였다.
2010년 이대호는 도루 시도를 2번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2018년 김재환은 도루가 2개다.
타율에선 이대호가 2010년 3할6푼4리를 기록해 2018년 김재환의 3할4푼3리를 압도한다.
2010년은 133게임 체제인 데 반해 2018년은 144게임 체제다. 홈런과 최다 아나 등은 단순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김재환의 페이스가 대단한 것만은 사실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