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연고지로 한 롯데 자이언츠는 18~19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연전을 치렀다. 이어 20일에는 부산으로 급히 내려와 사직 야구장에서 KT 위즈와 경기를 치렀다. 다행히 21일 경기는 우천 관계로 취소됐지만, 다시 급히 가방을 싸서 대구로 떠났다. 22~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위해서다.
롯데는 또 다음주 사직야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2연전을 치른 뒤 ,서울로 올라가 고척돔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2경기를 치른다. 이어 또 가방을 짊어매고 수원으로 달려가 KT를 상대해야 한다.
마산을 연고지로 둔 NC 다이노스와 광주가 홈구장인 KIA 타이거즈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2연전 체제는 지난달 4일 부터 시작됐다. 9구단 체제였던 2013년부터 도입했다가 2015년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완전히 정착됐다.
3연전 체제에선 주중 경기를 마친 목요일 밤에 한 번만 이동하면 되지만 2연전 체제에선 일 주일 두 번을 이동해야 한다. 만약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가 모두 홈구장이 아닐 경우 네번이나 이동해야 하는 체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부터 2연전 체제가 시작되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롯데와 NC, KIA 등 지방 구단들은 수도권 구단보다 이동거리가 길어 더 힘들 수밖에 없다. 특히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KIA와 롯데 입장에선 순위 싸움 만큼이나 체력과의 싸움도 벌여야 하는 형국이다. 상대적으로 이동 거리가 짧은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와의 형평성 논란이 이는 것은 너무나 다연하다.
지방 구단이 매년 어려움을 하소연하는데도 KBO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콧방귀만 끼고 있다.
KBO의 설명은 이렇다. 144게임 체제에서 한 구단이 9개 구단과 총 16차전을 펼치게 된다. 3연전 홈 2번, 3연전 원정 2번을 치러 12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나머지 4경기는 공평하게 맞춰야하니 홈, 원정 2연전 한 번씩 치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야만 16차전을 맞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KBO의 설명대로 프로야구의 일정을 편성하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현장에선 경기수를 팀간 15차전 체제로 줄이자는 의견이 있다. 팀당 135게임 체제가 된다. 3연전이 다섯 번이기 때문에 5개팀은 3번 홈경기를, 2번 원정경기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5개팀은 홈경기 3연전을 한 번 손해보게 된다. 그러나 2년 단위로 묶으면 된다. 홈 3연전을 1번 덜 치른 팀에게 다음 해엔 홈경기 3연전을 더 치르게 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은 4연전 체제 도입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처럼 4연전 체제를 4차례 치르면 문제가 없다. 현행 팀간 16차전과 팀당 144경기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다. 홈과 원정 경기에서 각각 두 번씩 4연전을 치르면 16차전을 맞출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인터리그에서 도입한 제도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가 3연전을 기본으로 하는 것은 안다. 그러나 우리만의 프로야구를 할수도 있는 것이다. 그들을 꼭 따라할 필요가 없다. 우리만의 4연전 체제 야구를 하면 된다. 일 주일 일정과 맞지 않아 처음에는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혼란은 일정 정도 감수하면 된다.
4연전 체제는 고정 관겸을 깨야 가능한 제도다. 매년 똑같은 일정표를 잡고 손쉽게 하려 해선 안 된다. KBO의 발상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현장에서의 사전 의견 수렴은 필수다.
이와함께 8월 혹서기 이전 우천 취소 경기는 월요일 경기로 돌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겨울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구태는 이제 끝나야 한다. 제발 KBO가 움직여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