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2751구…너무 많이 던졌다” 외국인 투수 혹사(?) 시대

입력 2018-09-21 17:50

LG 트윈스 헨리 소사(33)가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다고 LG 측이 21일 밝혔다.오른쪽 고관절에 통증이 있다고 한다. 열흘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복귀할 예정이라고 했다. 5위 자리를 놓고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와 치열하게 싸우는 LG로서는 소사의 이탈이 아쉬울 것이다.

부상이 심하지 않다고 하니 다행이다. 한 가지 짚어야할 점이 있다.

소사는 2012년 KIA 타이거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그해 147.1이닝을 던졌다. 다음해엔 164.2이닝을 소화했다. 넥센 히어로즈로 옮긴 2114년엔 125이닝을 던졌다.

소사는 2015년 LG로 둥지를 옮겼다. 갑자기 소화 이닝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해 194.1이닝을 던졌다. 2016년 무려 199이닝을 소화했고, 지난해엔 185.1이닝을 던졌다. 올해에는 27게임에 나와 181.1이닝을 던졌다. 리그 1위다.2751개의 공을 던졌다.

소사만이 아니다. 외국인 투수 대부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엄청난 갯수의 공을 던지고 있다. 소화 이닝을 보면 1위 소사를 비롯해 넥센 히어로즈 제이크 브리검이 176이닝을 던져 2위다. 두산 베어스의 조쉬 린드블럼이 162.2이닝을 던져 4위에 올라 있다. 삼성 라이온즈 리살베르토 보니야도 156.2이닝을 던져 7위, LG 타일러 윌슨이 155.1이닝으로 8위다.

8위 삼성 팀 아델만 153.2이닝, 9위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 152.2이닝, 10위 KT 위즈 더스틴 니퍼트 150.2이닝 순이다.
국내 투수로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171이닝으로 3위이며, 넥센 한현희가 158이닝으로 5위에 있다. 소화 이닝 부문 상위 10명 중 8명이 외국인 투수다.

투구수는 상위 6명이 모두 외국인 투수다. 1위 한화 이글스 키버스 샘슨이 2771개를 던졌다. 2위는 소사로 2751구, 3위 브리검으로 2747구, 4위 보니야 2740구, 5위 아델만 2711구, 6위 레일리 2633구다. 7~10위에는 양현종, 차우찬, 한현희, 이재학이 포진해 있다.

과거 야구계에선 외국인 투수를 ‘용병’이라 불렀다. 연배가 높으신 야구계 원로들은 아직도 이렇게 부른다. 용병에는 투자한 만큼 뽑아야 한다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 그렇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국내 투수들 보다 실력이 좋은 외국인 투수를 자주 활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이다. 혹사 논란이 일 정도의 피칭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SK 와이번스는 팔꿈치 수술 후 복귀한 김광현을 철저히 관리했다. 올해 122이닝 동안 1906구를 던졌다. 소사보다 845구를 적게 던졌다.

소사는 KBO리그에서 7년째, LG에서만 4년째 뛰고 있다. 한국형 외국인 투수나 다름없다. 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한번쯤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