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야구장…현장에 답이 있다” 여론 무시 행정 부메랑된다

입력 2018-09-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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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프로야구는 5개 구장에 예정대로 진행됐다. 관중수를 보면 서울 고척 2793명, 부산 사직 3709명, 광주 8293명, 서울 잠실 1만2019명, 인천 문학 1만2160명이다. 3만8974명의 관중이다. 경기 당 7795명이다.

지난 4일 정규시즌이 재개된 이후 19일까지 야구장을 찾은 팬은 63만8682명이다. 73경기가 열렸으니 경기당 평균은 8749명이다. 올해 월별 평균으로 최저 관중이다. 7월의 9505명보다 더 적다.

반면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전인 8월에는 16일까지 경기가 있었다. 모두 63경기다. 64만1733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당 평균 1만186명이다. 9월 들어 8월과 비교해 경기당 평균 1437명이 줄었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7185명이나 관중이 준 것이다.

관중수를 계속 거론하는 것은 모든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20일 회동을 갖고 ‘KBO-KBSA 한국야구미래협의회’와 관련해 프로와 아마가 각 5명씩 추천해 총 10명으로 구성하고, 10월 안에 협의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야구미래협의회는 국가대표 운영 시스템 구축, 경기력 향상과 부정방지 대책 수립, 야구 교육과 저변 확대, 프로 아마 상벌 및 제재에 관한 필요 업무의 일원화 등 한국야구의 시급한 과제에 대해 연구, 토의해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만약 한국야구미래협의회의 논의가 발전해 한국 야구의 토양을 살찌운다면 누구나 반길 것이다. 그러나 걱정이 앞선다. 협의회 구성 자체부터 걸린다. 프로와 아마가 추천하는 인사가 야구계 내부 인사들로만 구성된다면 ‘말짱 도루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구계의 눈에서 야구의 문제를 바라본다면 발전이 없게 된다. 야구계 밖에서 냉정하게 야구계 안을 들여다 보는 인사들로 구성해야 한다.

왜나하면 야구계는 그 동안 여론을 듣지 않았다. 아니 무시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쌓여 있던 오지환과 박해민을 뽑았다. 빗발치는 요구에도 선동열 감독은 이에 대한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KBO는 팬들이 요구했던 국내 선수 몸값 거품 제거 대신 신규 외국인 선수 몸값 제한이라는 엉뚱한 카드를 들이밀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 방안을 야구계 내부에만 맡겨놓는다는 건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 시간만 흘러가길 바라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된다.

다시 말하지만 현장에 답이 있다. 국민 속으로 야구계가 머리 숙여 들어가지 않으면 팬들의 외면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언젠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버린 프로야구는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정 총재를 비롯한 야구계 수뇌부가 오늘이라도 야구계 인사가 아닌 팬들을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길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