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223%↑ 배추 91%↑ ‘추석 물가’ 비상, 8월 생산자물가 4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18-09-21 09:39 수정 2018-09-21 09:44
계속된 무더위로 올해 8월 농산물 생산자물가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달 중순 강원 남부 최대 고랭지배추 생산지역인 매봉산 배추밭에 출하가 끝난 후에도 불구하고 상품성 없는 배추들이 대량으로 남아있다. 뉴시스

올 여름 기록적 폭염으로 농수산물 생산자물가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금치는 전월 대비 223%, 배추는 91%나 뛰었다. 추석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다. 통상 1~2개월 정도 뒤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8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134.61로 7월(123.85)보다 8.7% 뛰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7월 이후 두 달 연속 올랐다. 2011년 1월(9.7%)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농산물은 18.3%나 치솟았다. 2010년 9월(18.8%)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계속된 무더위로 배추와 무 등 채소 작황이 좋지 않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시금치가 한 달 새 222.9% 급등했다. 배추(91%) 수박(50.4%) 무(29.1%) 등의 가격도 크게 뛰었다.

축산물도 닭고기(15.4%) 달걀(35.7%) 등의 값이 오르며 전월보다 3.5% 상승했다. 다만 수산물은 냉동꽃게(-34.2%), 조기(-47.5%) 등의 하락으로 7월보다 3.7% 떨어졌다.

공산품 물가는 0.1% 오르는데 그쳤다. 공산품 중에서 화학제품(0.6%)과 석탄·석유제품(0.4%)이 주로 올랐지만, 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상승폭은 이전보다 완화됐다.

서비스 물가도 0.1% 올랐지만 세부 품목 가운데 여름 휴가철 관련 물가 상승폭이 컸다. 휴양콘도 물가가 전월 대비 18.5% 뛰었고 국내항공여객도 5.6% 올랐다. 전력·가스·수도 가격은 전월대비 0.1% 상승률을 보였다.

이로 인해 지난달 전체 생산자물가지수는 105.43으로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2014년 8월(105.57)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