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이 지난해 한국인 사망 원인 4위로 집계됐다. 10년 전 10위에서 6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50대 이후 폐렴 사망률이 늘고 있다.
20일 전날 발표된 통계청의 2017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 사망률은 전년 보다 17.3% 증가해 지난해 한국인 사망원인 4위로 집계됐다. 2017년 폐렴 사망률은 10만명당 37.8명이며,10년 전인 2007년 폐렴 사망률과 비교하면 302.9% 증가(2007년: 10만명 당 9.3명)했다. 또 폐렴 사망률 순위는 2007년 10위였던 것과 비교해 10년만에 6계단이나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인 10대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연령별 분석 결과, 폐렴 사망률은 고령일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0세 이하 영유아부터 40대까지의 폐렴 사망률은 10만명 당 1~2명 대에 그쳤으나 50대에 들어서면서 6.2명으로 급증했다. 80대 이상에서는 856.7명으로 전 연령 평균 폐렴 사망률 대비 22.6배 높아져 사망 원인 중 3위를 기록했다.
폐렴은 사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다빈도 입원상병 순위에서도 3위에 꼽힐 만큼 질병부담이 큰 질환이다. 특히 고령자에서는 폐렴의 초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고 중증으로 악화돼 입원 치료나 사망까지 이어지기 쉽다.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은 ‘폐렴 구균’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폐렴 등 폐렴구균 질환의 질병부담이 높은 5세 이하 소아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영유아와 고령자 이외에도 폐렴 발병 위험이 높은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자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실제 18세 이상 성인 중 건강한 사람과 만성질환자의 폐렴구균 폐렴 발병 확률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대비 만성폐질환 환자에서 폐렴구균 폐렴의 발병률은 7.7~9.8배, 만성 심장질환자는 3.8~5.1배, 흡연자는 3.0~4.4배, 당뇨병 환자는 2.8~3.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연령, 기저질환, 기존 백신 접종력에 따라 접종할 백신의 종류 등 방법이 달라 전문의와 상의 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대한감염학회의 ‘2014년 성인예방접종 개정 권고안’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은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또는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의 접종이 권장된다. 기존 접종 이력이 없는 18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의 경우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