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민망한 ‘엘롯라시코’였다.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을 한경기에서 모두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연장10회 접전 끝에 15-11로 승리했다. 롯데는 8연패 뒤 2연승을 달리며 5강 불씨를 되살렸다.
그러나 롯데의 경기력은 한심했다. 롯데는 1회초 타자 일순하며 5점을 뽑은데 이어 2회초에도 손아섭의 좌월 솔로홈런과 민병헌의 중월 3점홈런을 묶어 4점을 더해 9-0으로 달아나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는 듯했다.
LG선발 임찬규는 2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9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타선의 엄청난 도움(?)으로 패전투수는 면했다. 여기까진 보통의 토종 투수가 보여줬던 모습이기에 놀랍지 않았다.
선발투수 박세웅이 5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 스코어는 11-4였다. LG가 1점씩 차근차근 따라붙었다. 드디어 LG는 6-11로 뒤진 8회말 대거 5득점을 만들었다.
이때 롯데는 불펜 투수 3명을 투입했지만 동점을 막아내지 못했다. 고효준이 1이닝 1실점, 박시영 1이닝 3실점(2자책), 구승민 1.1이닝 2실점(0자책)이었다. 마운드에 올라오는 선수 모두 실점했다. 여기에다 신본기와 안중열의 실책까지 곁들여졌다.
LG 불펜도 한심하긴 마찬가지였다. 11-11이던 10회초 신정락이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포수 실책으로 3루까지 보냈다. 마무리 투수 정찬헌이 올라왔다. 조홍석 정훈 채태인 민병헌까지 4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두 투수가 순식간에 4실점한 것이다.
이날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만 롯데 2개, LG 3개였지만, 실책성 플레이는 곳곳에서 쏟아졌다.
한마디로 토종 선발진의 한계, 부실한 불펜진, 구멍투성이의 수비 등이 모두 드러난 볼썽사나운 경기였다. 롯데의 극적인 승리라고 하기엔 너무 부끄러운 1승이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