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하니까 냉면을 못 먹겠네” 카메라가 어색한 김정은 (오찬 영상)

입력 2018-09-20 05:30 수정 2018-09-20 05:30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평양냉면으로 식사하고 있다. 이하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직 카메라가 낯선 듯하다. 남북 정상 내외의 오찬이 남측에 방송된 19일 김 위원장은 “촬영하니까 식사를 못 하겠다”고 했다. 그의 농담 섞인 발언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양국 정상 부부는 이날 오후 12시42분 옥류관 2층 연회장에서 오찬을 가졌다. 주메뉴는 평양냉면이었다. 당근 숙주 버섯으로 이뤄진 3색 채소, 백설기와 들쭉술, 평양 소주 등이 곁들여졌다. 남측 공식·특별수행단과 북측 인사들도 오찬에 참석했다.

4·27 정상회담 만찬 때 김 위원장은 평양 옥류관 냉면을 판문점까지 공수해왔다. 옥류관에서 사용하는 제면기를 가져오고, 수석요리사까지 불렀지만 북측 인사들은 “실제 맛을 100% 재현 못 했다”며 아쉬워했다. 리설주 여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 이후로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외국 손님들이 다 랭면(냉면)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냉면을 화두로 한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리 여사는 “(판문점 회담 때) 제 옆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앉았다”면서 “맛있다고 두 그릇 뚝딱했는데 못 오셔서 섭섭하다”고 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김 위원장은 돌연 “촬영하니까 식사를 못하겠구만”이라며 웃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방북 일정은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중 처음으로 일부 행사가 생중계됐다. 그 외 일정은 녹화된 영상 또는 사진으로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회담이 열린 지난 이틀간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시달렸을 터였다. 판문점 회담도 대부분 일정이 생중계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김 위원장은 지근 거리에 있는 카메라가 여전히 부담스러운 모양이었다.

오찬은 오후 2시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 정상회담 기념주화를 김 위원장에게 선물했다. 김 위원장은 기념품을 들어 살펴보는 등 크게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평양 옥류관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를 선물하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판문점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