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 선배님을 추모합니다” 모교 중앙대서 2주기 추모식 열려

입력 2018-09-19 21:27 수정 2018-09-19 21:31

중앙대학교 졸업생과 재학생이 모여 고(故) 백남기씨를 추모했다.

‘고 백남기 선배 2주기 중앙대학교 재학생 추모 모임’에 따르면, 시위 도중 경찰 살수를 맞고 사망한 백씨의 2주기 추모식이 모교인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의혈탑 앞에서 19일 열렸다.

백씨의 추모식이 중앙대학교 교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씨는 지난해 12월 16일 중앙대학교에 입학한 지 49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행사는 ▲추모사 낭독 ▲추모곡 제창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중앙대학교를 졸업한 백씨의 지인들을 포함해 재학생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추모식 이후 헌화를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중앙문화 제공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추모사를 통해 “백남기 농민의 희생 없었다면 2016년 촛불집회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고인이 의식불명 상태로 317일을 버틴 것은 한국 민주주의를 꽃피게 하는 계기를 주려는게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명예졸업장 수여식에 참석한 김창수 중앙대학교 총장은 “평생을 가장 낮은 곳에서 겸손한 삶을 살면서 의와 참을 실천한 백남기 농민을 기린다”며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과 제적을 당해야 했던 여러 동문을 지켜내지 못해 학교를 대표해 사과한다”고 전했다.

故 백남기씨가 생전에 좋아했던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제창하는 모습. 중앙문화 제공

백씨는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317일간 병상에 누워있다 2016년 9월 25일 사망했다. 정부는 약 1년 뒤인 2017년 9월 19일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백씨는 1947년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나 광주서중과 광주고를 졸업하고 1968년 중앙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 총학생회 부회장을 맡아 교내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다. 1980년 계엄군에 체포되면서 5·17 계엄포고령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퇴학 처분을 당했다. 1981년 석방된 뒤 고향으로 돌아와 가톨릭농민회 전남연합회장·전국 부회장을 역임하며 농촌살리기 운동에 앞장섰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