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대창작사 방문한 文대통령, 가장 마음에 들어한 작품은…

입력 2018-09-19 20:11 수정 2018-09-19 20:52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만수대창작사를 찾아 김성민 만수대창작사 부사장의 안내를 받아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오후 4시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평양시 평천구역 만수대창작사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예술품들이 전시된 만수대창작사 미술작품전시관에서 40분가량 전시품을 관람하며 북측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3분 만수대창작사 미술작품전시관에 도착해 리경섭 만수대창작사 사장, 김성민 만수대창작사 부사장, 김영희 만수대 미술작품전시관장의 영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1층 로비에 비치된 방명록에 ‘예술이 남과 북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2018.9.19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전시관 관람에는 공식수행원단, 특별수행원단이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만수대창작사를 찾아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만수대창작사를 찾아 방명록에 남긴 글.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그림, 도자기 등이 전시된 3층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의 전시관 관람은 김성민 산두대창작사 부사장이 안내했다.

금강산을 소재로 한 그림을 보며 화법상 ‘몰골기법’을 이용했다는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정말 힘찹니다”라고 말했다. 찬찬히 그림을 감상하던 문 대통령은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단에서 조선화 화가로 활동 선우영 작가의 그림 앞에 멈춰서서 “저도 기억이 나는 분입니다”라고 말했다. 관람 도중 문 대통령은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이기도 한 김성민 부사장의 작품이 나오자 그와 악수를 나누며 감동을 표했다.

학구적인 성향의 문 대통령은 관람 중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평양성을 소재로 한 그림을 보면서는 “평양성이 아직 남아 있습니까” “복원도 했습니까” 라고 물었다. 평양성은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안내자가 관람도중 ‘인민예술가 작품’이라고 여러 차례 소개하자 “인민예술가가 되려면 어느 정도 해야 하나” “국제적으로 전시를 열어야 되나”라며 질문을 이어갔다. 보석화 기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는 “이쪽에만 있는 기법인가요”라고 물었다. 농악과 관련한 그림 설명을 들은 뒤에는 “아직 실생활에서도 (농악을) 합니까”라고 질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오후 평양 만수대창작사를 찾아 김성민 창작사 부사장의 안내를 받아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전시가 끝날 즈음에는 만수대창작사는 어떤 분들이 오는지 궁금해 했다. 북측 관계자가 “평양예술대 졸업생 중 우수생이 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예술가들의 꿈이네요”라고 말했다.

북한 국보 19호인 고구려 시대 누정 을밀대를 소재로 한 그림을 보면서는 김정숙 여사에게 “을밀대를 한 번 가봐야 하는데”라고 말을 건넸다. 함경북도 칠보산의 바다구역인 해칠보를 소재로 한 그림을 보고는 “금강산 바깥쪽은 해금강이고 칠보산 바깥쪽은 해칠보구나”라고 말했다.

관람을 마친 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는지 물었다. 문 대통령은 “아주 힘차게 그린, 그 뭡니까?”라고 답했다. 몰골기법으로 그린 금강산 그림을 말하는 것이었다. 리 위원장은 “의지와 뜻이 아주 강하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자기 마음에 꽂히는 게 중요하죠”라고 답했다. 리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관람을 시작할 무렵 김성혜 당 통일전선책략실장과 함께 합류했다.

오후 4시40분쯤 관람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이 다양하게 교류하는데 정부 당국 간 교류도 중요하지만 문화 예수 체육 교류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문화, 체육 교류는 활발한데 예술 교류도 활발해져야 한다. 광주비엔날레에 22점이 전시된 게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이) 작품을 같이 전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오후 평양 만수대창작사를 찾아 김성민 창작사 부사장의 안내를 받아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만수대창작사는 1959년 설립된 예술창작단체다. 북한 체제 선전을 위한 작품 활동을 주로 해 왔다. 주체사상탑, 김일성 김정일 동상 등도 이곳에서 만들었다.
만수대창작사는 90년대 이후 북한의 외화 벌이 주요 창구로 동원돼 왔다. 지난해 8월 만수대창작사 산하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외신 합동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예술품 관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