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선출과정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교수회가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에 성폭력 사건 제보 관련해 조사위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강대희(55) 교수가 총장 최종후보로 선출됐다가 성추행 전력이 폭로되며 낙마한 전례를 반복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교수회는 18일 오후 6시쯤 전체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미투 관련 제보는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검증하되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하며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여교수회는 강 교수가 최종 후보로 확정됐던 7월 강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폭로해 결국 강 교수의 사퇴를 이끌어낸 바 있다.
여교수회는 또 “(총추위 산하) 검증위원회는 엄정한 검증절차를 확립하고 그 활동을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검증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검증 절차를 전체 구성원에게 알리고 적극 제보할 창구와 수단을 마련해야 하며 선출 전 조사 결과가 공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입장문은 지난달 21일부터 14일까지 25일에 걸쳐 회장단 회의와 정기 대의원회 등 여교수회 내 공식 동의 절차를 걸쳤다. 공식적으로 서울대 내 여교수들의 전체 입장인 셈이다. 전화숙 여교수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같은 요구를 담은 공문을 총추위에도 보냈다”면서 “현재까지는 아무런 공식 반응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대 총장 공모 절차는 21일 마무리된다. 앞서 7월 27일 서울대 이사회는 총장 후보자 3명을 총추위로부터 다시 추천받아 최종 후보자 선정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총장 선출 제도 개선은 차기 총장을 선출한 뒤에 하기로 했다. 그러나 검증 절차는 총추위의 몫으로 남겨놨다. 총추위는 아직까지 교수협의회,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내 주요단체들의 요구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