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에도 루이스 수아레스에 대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신뢰는 여전하다. 개막 후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발베르데 감독은 지난 시즌 초반 수아레스가 극심한 부진을 겪을 시기에도 꾸준한 신뢰를 보냈다.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의 최전방을 책임질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의 백업 멤버로 활약했던 파코 알카세르는 출전 시간을 이유로 지난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1년 임대를 떠났다.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에서 임대 복귀한 무니르 엘 하다디가 있으나 중요 경기에서 기용되긴 힘들어 보인다.
당초 시즌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수아레스의 부진에 관해 우려를 나타냈다. 수아레스는 특히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프랑스를 맞아 박스 안에서 단 한 번도 볼 터치를 하지 못하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상대 수비의 집중 마크에 고립되는 일은 더욱 잦아졌다.
지난 시즌에도 프리메라리가 25골을 기록하며 기록상 나쁘지 않은 수치를 보였지만 장점이던 기동성과 속도는 과거 전성기 때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시즌 중반기를 넘어가며 반전의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 초기는 그에게 최악의 시기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앙 그리즈만과 강력히 연결됐던 것 역시 수아레스 부진과 관련 없지 않다.
이번 시즌에도 비록 초반이긴 하나 수아레스의 득점력은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5경기 동안 사실상 풀타임을 누볐으나 필드골은 단 2골뿐이다. SD우에스카전 페널티킥을 포함해 총 3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발베르데 감독이 수아레스를 계속해서 기용하는 이유는 단순히 최전방을 책임질 대체자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특유의 전투적인 플레이가 가져올 수 있는 ‘한 방’은 수아레스의 최고 장점이다. 비록 과거와 같은 파괴력은 아니지만 수아레스는 어느 각도에서든 슛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선수다. ‘아노에타 징크스’로 불릴 정도로 바르셀로나가 항상 힘겨워했던 지난 15일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경기에서 동점골을 기록하며 팀을 구해냈던 것 역시 수아레스였다.
무엇보다 함께 공격의 중심을 이끄는 31세 동갑내기 리오넬 메시와의 호흡은 여전하다. 메시와 수아레스는 각각 양 풀백인 조르디 알바, 세르지 로베트로와도 훌륭한 연계를 보인다. 메시가 수아레스와 짧은 원투 패스에 이어 깔끔한 왼발 슛으로 상대 골문을 노리는 것은 바르셀로나의 공격 작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반대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19일(한국시각)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PSV에인트호번과의 경기에서 나온 팀의 마지막 득점이자 메시의 해트트릭 골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아르투르 멜루가 수아레스에게 찔러줬고, 수아레스는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이 모두 자신을 향한 사이 뒷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메시에게 재빠르게 공을 연결했다. 측면에서부터 전개된 바르셀로나의 유기적인 패스플레이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골이었다.
비록 득점력은 떨어졌어도 수아레스의 영향력은 아직까지 여전하다. 수아레스의 발 끝에 매 경기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