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들은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외신들은 합의서에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북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영변 핵시설을 조건부로 폐기한다는 안건 등이 포함되자 한반도 긴장완화(detente)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합의가 남북간 긴장완화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 가까운 미래에 방문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김 위원장이 서울을 찾는다면 한반도가 분단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합의안 발표 기자회견을 동시통역으로 전했던 중국 CCTV는 “합의안에는 김 위원장이 조만간 서울을 방문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면서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등도 합의안에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남북 사이 평화 분위기가 북·미 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남북이 서해상 완충지대를 조성키로 한 것을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과 워싱턴 사이의 교착상태를 제거하려는 야심찬 시도를 했다”며 “북·미는 이제 대화로 긴장을 완화시키고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방송도 북한이 핵 실험장을 조건부로 폐기하기로 약속한 것을 지적하며 “북·미간 불협화음 상태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독일 DPA통신은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 둘째날 합의문에 서명을 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한국의 문 대통령과 북한의 김 위원장, 두 지도자가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는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핵화 합의가 부실해 과제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핵화 관련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쇄를 합의했지만 미국이 요구한 핵시설 목록 제출과 검증은 담기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를 미국이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향후 비핵화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