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이어 부인 리설주 여사의 ‘솔직 화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오후 리 여사는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남북 퍼스트레이디가 처음으로 평양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리 여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평양 대동강 문수구역에 있는 옥류아동병원을 찾았다. 김 여사는 리 여사보다 30분 늦은 3시쯤 병원에 도착했다.
리 여사는 김 여사를 맞이하며 “우리나라가 좀 보건의료 부분이 많이 뒤떨어져 있다”며 “그래서 국가적으로 이 부분을 좀 치켜세울 수 있는 그런 조치들이 많이 펼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옥류아동병원도 그렇게 지어졌다”며 “우리 병원에 온 기회에 한 번 봐주십시오”라고 예의를 갖췄다. 김 여사는 머쓱해 하는 리 여사에게 “어휴 무슨 말씀을요”라며 웃으며 화답했다.
북한 의료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낸 리 여사의 솔직 화법은 남편 김 위원장과 닮았다. 김 위원장도 이날 오전 문 대통령 부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 내부를 직접 안내하면서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 숙소가 초라하다. 수준이 낮을 수는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여 준비했다. 마음을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지난 5월 우리 판문점 지역에 오셨을 때 제대로 된 한 끼 대접해 드리지 못한 것이 늘 가슴에 걸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화법은 앞서 4·27 정상회담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해 불편을 드릴 것 같다”며 낙후된 인프라를 인정했다.
한편, 옥류아동병원은 북한 최대 어린이 종합병원이다. 2013년 10월 개원한 지상 6층 규모의 최신식 의료설비를 갖춘 이 병원은 약 200명의 의사가 진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