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뎀벨레가 적응기를 끝마치며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었다. 바르셀로나는 19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B조 1차전에서 뎀벨레의 골과 리오넬 메시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PSV에인트호번에 4대 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에이스 메시였지만 뎀벨레 역시 훌륭한 조연의 역할을 다해냈다. 뎀벨레는 후반 29분 중앙에서 볼을 넘겨받아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환상적인 감아차기 슛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순간적으로 두 명의 수비수들을 농락하는 완벽한 개인능력에 의한 득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재빠른 스피드와 감각적인 드리블로 경기 내내 PSV 수비진들을 괴롭혔다. 종종 위협적인 슛과 날카로운 크로스까지 올리며 함께 스리톱으로 나선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의 호흡 역시 훌륭했다.
최근 뎀벨레의 활약이 무섭다. 어느덧 4경기 연속골, 최근 6경기 5골이다. 지난 시즌과는 정반대의 페이스다. 뎀벨레는 지난 시즌 두 차례 크고 작은 근육 부상을 당하며 절반가량을 전력에서 이탈했을 뿐 아니라 언어 등 스페인 현지 생활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네이마르를 잃었다는 조바심과 성난 팬들의 등살에 떠밀려 성급한 결정을 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결국 부상 끝에 23경기 4골에 그치며 초라해진 입지만큼이나 1년 만에 각종 이적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절치부심하고 전 경기 선발출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신임 역시 두텁다.
바르셀로나가 1억500만 유로(약 1397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하며 그에게 기대했던 모습 역시 바로 이런 것이었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어느 포지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바르셀로나의 공격루트에 다양함을 더해준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단점으로 지적되던 패스 정확도 역시 바르셀로나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며 확연히 발전한 모습이다.
메시가 아직 건재한 상황에서 뎀벨레가 현재와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면 바르셀로나로선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한때 이적료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보이며 최악의 영입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던 뎀벨레가 바르셀로나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