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남자 아이 G는 학교에서 종종 집으로 와버린다. 선생님이 야단을 치거나 하기 싫은 것을 시키면 “왜 그걸 해야 해요?” 라며 말대답을 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화를 내시면 가방을 싸들고 집에 와버린다.
어려서도 유난히 부모님 말을 듣지 않고 청개구리처럼 행동했다. 최근엔 엄마가 지시하거나 행동을 제한하면 “왜 엄마 마음대로만 해” “엄마는 핸드폰 하면서 왜 나만 못하게 해” “내 마음이야, 간섭 하지마”라고 꼬박 꼬박 말대꾸를 하였다. 요즘은 심해져서 게임을 못하게 하면 엄마 앞에서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른다. 또래들과는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이었지만 학교에서 선생님과 맞서는 행동을 보고는 아이들도 G를 차츰 무서워하고 멀리 하게 되었다.
성장 발달을 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아이들이 “싫어요” “안 해요“라는 말을 자주하는 시기가 있다. 만 2세쯤과 사춘기이다.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며 자기 주장하는 것은 인간의 발달과정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율성을 발달시킨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 정도에 현저히 벗어나는 수준으로 적대적 태도를 보이고, 특히 G처럼 권위적 대상에 대해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적대적 반항장애’라고 한다.
G는 왜 이런 행동을 할까? G는 엄마와 선생님에게는 반항하지만 성격이 강하고 충동적인 아빠에게는 반항하지 못한다. 엄마는 아이가 말대답을 하고 엄마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면서 야단을 친다. 하지만 아이가 더 강하게 욕을 하거나 심하게 화를 내면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당황해 있다가 아빠가 퇴근하시면 아빠에게 이르게 된다. 이런 말을 들은 아빠는 불같이 화를 내고 몽둥이로 심하게 때린다. 이참에 버릇을 고쳐 놓겠다면서.....
문제행동은 또다시 반복되고, 수위는 차츰 높아진다. 아이는 말한다. “차라리 아빠처럼 때리는게 나아요, 엄마는 비꼬는 말투로 기분이 나빠지게 하니, 숙제를 하려고 했다가고 하기 싫어져요. 내가 심하게 화를 내야 멈춘다고요. 안 그럼 내가 지는 거잖아요” 엄마와의 힘겨루기에 이기고 싶은 거다. 엄마도 말 안 듣고 깐족이는 아이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똑같이 응수하고 말싸움을 하다가 아이가 강하게 나오면 금방 겁을 먹고 아빠에게 토스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아이가 엄마를 이기는 방법을 기막히게 학습한 거다. 그렇다면 아빠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아빠는 폭력적이고 충동적인 문제 해결하는 방법을 아이가 학습하게 한 책임이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엄마는 말대꾸하는 하는 아이에 말려들면 안 된다. 아이와 똑같이 화를 내면서 힘겨루기 하기보다는, 일단 감정을 조절하고 아이가 말하고자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행동해야 한다. 가령 아이가 “엄마는 왜 엄마 맘대로만 해?” 라고 화를 내고 따진다면 “그래 네 행동을 엄마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어. 하지만 다음에는 화내지 말고 ‘텔레비젼 10분만 더 보고 그 다음에는 숙제할 게요’ 라고 너의 의견을 말해주면 좋겠다” 라고 말해주자.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아이가 화를 참지 못해 충동적인 행동을 했다면 그 ‘행동’에 대해선 단호하게 패널티를 주어 그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치료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동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치료에 참여해야 합니다. 가족이 아동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평가하고 가족과 아동 사이에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교정하고 부모를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행동은 줄이고, 적절하고 좋은 행동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서 강화시켜 나가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사용하게 됩니다. 권위적인 대상을 향해 부정적인 태도를 대하는 부분은 지적해서 줄여나가고, 적절한 언행을 사용했을 때에는 좋은 피드백을 줘서 그런 행동과 태도를 강화해나가는 행동요법적 접근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치료과정에서 아동은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 갈등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며, 스트레스를 나은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 또 스트레스를 견디는 법, 그리고 꼭 위험하고 공격적인 방법이 아니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점차 안전감과 자기 조절능력이 향상되며 사회적 관계를 맺는 또래들이나 다른 어른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게 됩니다. 부모가 지나치게 엄하거나 체벌을 심하게 하는 환경인 경우에는 이 부분에 대한 교정도 함께 진행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출처] 적대적 반항 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작성자 일산마음톡심리상
강한 반항은 짜증을 낸다, 부모나 선생님에게 말대답을 한다, 어른의 요구나 규칙에 따르는 것에 반항한다, 일부러 사람을 애타게 만든다, 자신의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 등의 질 나쁜 행동이 반년 이상 집요하게 계속 될 때를 말한다. 반항도 전성장애라는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폭력은 없지만 어른에 대한 거절, 반항, 도전이 특징이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에게 일어나기 쉽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아이가 저 혼자 반항하게 된 것이 아니라 부무나 선생님에게 반응한 결과 반항하게 된다. 이해해주지 않고 화만 내거나 자존심 상하게 하는 어른에게 반응하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은 화를 내고 야단을 치는 것으로는 성장하지 않는다. 위로받지 못한 마음은 도망칠 출구를 찾기 시작하고, 그 결과로 강한 반항을 일으킨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제2반항기와 달리 그 정도가 강하고 횟수도 많다. 따끔한 주의보다는 안정감을 주는 다섯 가지 기술을 사용한다.
쉽게 폭발하거나 난폭해지기
의식적으로 상대를 때리고, 벽에 구멍을 내고, 집 안의 물건을 내던지기 보다는 자신이 의식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는 상태를 말한다. 충동적인 행위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서툰, 바꿔 말하면 사람에게 이기고 싶은 경향이 강한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불안이나 불만을 느꼈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말이 떠오르면 이러한 증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말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벽에 구멍을 내면 친구들이 왔을 때 창피할 거야’ ‘때려서 상처를 내면 어색한 사이가 되겠지?’ 하는 식이다. 말이 떠오르지 않으면 시각적으로 반응해 앞에 있는 사람이나 물건을 공격한다. 행동을 한 뒤에 ‘또 저질렀다’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
뇌과학적으로는 브레이크 뇌라 부르는 전두엽이 엑셀러레이터 뇌인 편도체에 진 상태이다. ‘인생은 질 때도 있다’ ‘다른 것에서 이기면 된다’ 라는 식으로 평소 불안을 느끼지 않게 하는 다섯 가지 기술을 사용해 문제를 회피할 수 있는 말과 사고방식을 가르친다. 물론 전두엽은 희망과 예견의 뇌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여름방학 때 여행 계획 등 즐거운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부모가 이성을 잃고 쉽게 폭발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하면 아이는 그것을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모델로 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부모는 주의해야 한다. 아이 앞에서, 이를테면 어머니가 이성을 잃고 폭발할 것 같으면 아버지는 ‘기분은 알겠어’ ‘초밥이라도 먹으러 갈까?’ 하고 두세 번 말해서 행위를 회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