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대권 도전을 위해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민병헌(31)을 FA계약을 통해 영입했다. 무려 4년에 80억원이다. 당시 강민호를 뺏긴 롯데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너무 다급히 비싼 돈을 써서 데려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민병헌은 롯데의 기대치에 부응하고 있을까. 올해 354타수 107안타, 타율 3할2리다. 홈런 13개에 2루타 17개다. 보통 선수라면 준수한 성적이다. 그런데 타점은 47타점에 불과하다. ‘80억’의 사나이로선 부족해 보인다.
주자 상황별로 분석해 보면 더 큰 문제점이 드러난다. 민병헌은 주자가 없을 때 201타수 57안타 0.284를 기록했다. 홈런 7개에 2루타도 12개나 됐다. 주자 1루 상황에선 70타수 38안타, 홈런 4개를 쳤다. 타율은 무려 0.400이다.
그러나 만루 찬스가 왔을 때 올해 민병헌 타율은 제로다.4타수 무안타다. 주자 2루시에는 25타수 6안타 타율 0.240이다. 주자 3루시에는 8타수 2안타 타율 0.250이다. 종합적으로 득점권 타율은 83타수 22안타, 타율 0.265다. 홈런은 2개인데 반해 삼진은 무려 14개나 당했다.
민병헌은 주로 5번에 배치된다. 결국 손아섭과 이대호가 찬스를 만들어도 이를 민병헌이 하위타선에 연결시켜주지 못하고 맥을 끊고 있는 것이다. 민병헌은 훈련을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체력 훈련보다는 이제는 마인드컨트롤 등 정신력 부분에 대한 보강이 더 절실해 보인다. 민병헌이 살아야 롯데가 살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