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집단체조 예술 공연인 이른바 ‘집체극’을 관람한다. 집체극은 수만명이 동원되는 체조연기로, 체육적 기교에 예술성이 가미된 공연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오전 9시 서울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남북 정상회담 둘째 날 일정을 발표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식사 후 평양 종합체육경기장인 ‘5·1경기장’에서 집체극을 본다. 윤 수석은 “(북측에서) 우리 측 입장을 최대한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연 시간은 1시간이고, 약 15만 관객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공연 제목은 공개되지 않았다. 윤 수석은 “전체적인 틀은 ‘빛나는 조국’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미의 내용들이 들어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목이 바뀔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 빛나는 조국 틀 안에 환영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빛나는 조국은 북한 정권수립일 70주년(9·9절)을 맞아 지난 9월 공개됐다. 기존에 있던 ‘아리랑’을 발전시켜 만든 새 공연이다. 아리랑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차 평양을 방문했을 때 관람한 바 있다.
빛나는 조국은 아리랑에 비해 체제 선전 비중이 줄었다는 평을 받는다. 앞서 열렸던 4·27 남북 정상회담 장면을 담은 프로젝터가 공연에 등장했다. 무려 10만명이 무대에 올랐고, 드론 레이저 등 최신 기술이 동원됐다.
반미구호 역시 사라졌다. 많은 인원이 여러 색의 대형 카드로 글귀나 그림을 만들어내는 ‘카드섹션’ 순서 때는 ‘4·27 선언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문 대통령에게 선보일 공연은 체제 선전을 더 줄이는 방식으로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노 전 대통령 때도 국군이 인민군에 공격당하는 장면을 제외한 채 공연됐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회담 이틀째인 10월 3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봤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